관리부실 책임 재조사, 시설 관리자 2명도 대상
소방점검 부실 의혹 관리업체 압수수색 검토 

▲ 경찰 수사본부가 제천 화재 참사 2차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 경찰 수사본부가 제천 화재 참사 2차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24일 화재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전방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본부는 이날 건물주 이모(53)씨에 대해 2차 참고인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참고인 신분으로 이씨에게 재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전날 이씨가 출석에 불응하자 입원 중인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1차 조사를 했다. 이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전날처럼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병원에 수사관을 보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불이 난 스포츠센터의 불법 용도 변경이나 개조, 대형 참사를 빚은 화재 발생 책임 책임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스프링클러 미작동, 희생자가 많았던 2층 여성 사우나 시설 비상구 폐쇄 책임 소재도 따지고 있다.

경찰은 스포츠센터 운영과 관련해 이씨가 법을 위반한 혐의가 확인된 만큼 조만간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 입건할 방침이다. 이씨에 대한 입건은 이르면 이날 2차 조사 뒤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소방 점검에서 미비점이 드러났는데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 책임 규명을 위해 제천소방서와 소방시설관리업체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하고 있다.

불이 난 건물은 지난달 30일 소방시설관리업체 J사로부터 소방 점검을 받았다. J사는 소방서에 제출한 점검표에서 1층 출입구와 지하실의 스프링클러 보수, 일부 층 피난유도등 작동 불량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지적사항은 이후 전혀 시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와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화재 당시 건물 내 일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고, 피난 유도등도 꺼져 있었다.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난 2층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 통로는 철제 선반으로 막혀 있었지만, 소방 점검표에서는 아예 빠져 있었다.

 29명이 숨지고 36명 부상한 대형 참사가 발생한 만큼 관리ㆍ감독 책임을 진 소방서와 J사가 소방 점검을 제대로 했는지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수거한 휴대전화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합동감식을 통해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사망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7대와 가방 등 유류품 20여점도 분석할 방침이다.

이 휴대전화로 화재 당시 상황이나 최후 생존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에게 휴대전화 등을 돌려준 뒤 유족이 동의하는 피해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받아 화재 당시 상황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와는 별도로 시설 관리자 2명을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1층 천장에서 얼음 제거 작업을 벌였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역시 위법 행위가 드러나면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23일까지 화재 현장 목격자 4명, 탈출자ㆍ부상자ㆍ유족 34명 등 38명을 상대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