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서른여덟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의미

"나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완벽한 날 한가로이 여유를 누리다가, 어느 순간 따스한 바람 속에서, 마른 잔디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 속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속에서 한겨울 추위와 슬픔을 느끼는 경험을 했다."

아주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이다. 서른여덟의 나이에 전이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람의 말이라 하기에는 너무 고요하지 않은가.

시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던 작가가 1년6개월의 시한부 삶의 여정을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니나 리그스 지음ㆍ북라이프 펴냄)에 오롯이 담았다.

유방암 투병으로 고통을 겪고 슬픔을 느끼기도 했지만 저자는 지나친 감상이나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았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두렵고 괴로운 가운데에도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고자 했던 그녀의 삶에 대한 진정성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렸다.

아이들의 핼러윈 의상과 새로 산 소파 등의 일상 이야기부터 자신에게 위안을 준 에머슨과 철학자 몽테뉴의 글까지 아우르고 있다. 암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사랑하는 태도를 잃지 않는 진정한 승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저자의 모습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된다. 거창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삶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해를 맞이하는 이 겨울에 가슴 따뜻한 삶의 온기를 느끼며 죽기 이틀 전 니나 리그스가 “너무 두려워 말고 이 책을 읽으세요”라고 말한 것처럼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