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와 성공회대 민주자료관은 16일 선정위원회를 열고 언론민주화운동을 개척해 온 이요상씨(66)를 ‘한경희 통일평화상’ 제1회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경희 통일평화상’은 고 한경희씨 차남 송기수씨와 가족들이 1억원을 기금으로 출연해 제정했다. 고 한경희씨는 1982년 안기부가 116일간 불법 감금한 채 무차별 구타, 물고문, 거꾸로 매달기 같은 고문을 통해 조작한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의 총책으로 몰려 옥고를 겪었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2007년 10월 24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알려진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에 대해 정보기관의 반인권적 간첩조작사건이라고 결론냈다. 하지만 한경희씨가 77년 작고하면서 생전에 명예회복을 하지 못한 분단사의 희생양이 됐다.

제1회 한경희 통일평화상 수장자로 선정된 이요상씨

이 상은 공개 추천을 통해 분단의 질곡에 맞서 통일과 인권ㆍ평화ㆍ민주의 신장, 그리고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치유와 명예회복에 기여해 온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이다. 송씨 가족은 해마다 1000만원의 상금과 시상에 필요한 경비를 기부하기로 했다.

전업주부 이씨는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 때 시민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조중동의 왜곡보도에 항의해 언론을 바로세우기 위해 '언론소비자주권연대’(언소주)를 결성,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교육자치지키기범시민연대 상임 공동대표인 그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무죄판결을 이끌어 내는 데 앞장섰다. 국정원의 사이버 사찰에 맞서 피해자 대표로 헌법소원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지역별 역사전문가, 시민사회 활동가 등과 신만민공동회를 결성했다. 최근에는 한겨레 주주협동조합을 세워 서울 종로에 시민사회활동가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종로사랑방'을 만들고 있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7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다. 수상자 이씨는 상금 1000만원을 종로사랑방에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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