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인류가 사용한 이래 순간도 떠나서는 살수 없을 만큼 고마운 것이다. 너무 가깝게 일상화되다보니 산소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듯 그 중요함을 까맣게 잊고 사는 듯하다.

불을 사용하다 보면 완벽하게 다루기가 어려워 순간의 방심은 돌이 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진다. 평생 모은 재물을 하루 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을 수없이 되풀이 하며 살아 왔다.

폭발이나 방화, 천재지변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불은 애초에 한 바가지의 물로도 충분히 소화 할 수 있지만, 이러 저런 사유로 소위 '골든타임'을 놓치다보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화를 자초하는 것이 현실이다.

곽세근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한국방염협회 상임부회장)

지난 세월 크고 작은 화재현장에서 불 끄고 인명을 구조하며 재산 지키는 일에 평생 매달려 몸소 겪은 경험을 돌아볼 때, 초기화재 진압에 절대 필요한 소화기의 위력과 화재를 지연시키는 방염설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깨달았다.

특수화재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큰불은 없다. 작은 불씨 하나가 주위의 산소와 가연물의 도움으로 번지다보니 큰불로 커지는 것 아닐까. 때문에 중요한 것은 초기화재시 연소 확대를 지연 시키는 실내장식물의 방염처리가 절대필요하다. 지연되는 현장에서 가장 손쉽게 불을 끌 수 있는 소방장비로 소화기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실내건축물에 방염설비만 완비된다면 실수로 불이 났어도, 소방차 1대와 걸 맞는 소화기만 가지고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초기대응이 출동 전에 이루어진다. 현장에 있는 장비와 시설을 이용해 진화해야 대형재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른 사고와 달리 화재사고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지는 게 특징으로 화재진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대처다.

그러나 이러한 소화설비를 위해서는 소유자나 점유자, 관리자가 확실한 방화의식을 갖고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는 소명의식을 갖춰야한다. 어떤 경우라도 안전의 핵심은 실천이다. 안전점검을 늘 생활화하고 습관화시키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의식은 지도층부터 살펴야 될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집근처에 소화전을 설치한다든지, 소방관서가 들어서면 주변 땅값이 덩달아 오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소화전 설치나 관서가 들어서면 주차에 방해 되고 밤늦은 시각에 사이렌소리를 귀찮아한다. 시민의식이 먼저 바꿔져야 할 일이다.

그냥 선진국으로 가는 게 아니다. 소화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 가정 한소화기 갖기 운동에 적극 동참을 부탁한다. 우리 모두 안전의식만 갖춘다면 이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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