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연구원 '해양 환경변화 보고서' ··· 123만명 자원봉사 힘
2007년 12월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로 오염됐던 충남 태안 앞바다 생태계가 10년 만에 원상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충남연구원이 발간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후 10년 동안의 충청남도 해양환경 변화'란 보고서를 보면 사고 직후 태안지역 전체 해안의 69.2%에 달했던 '심각' 수준의 잔존유징이 2014년 기준 0%로 바뀌었다.
잔존유징은 유류 사고로 인한 기름이 해변이나 표면 아래로 스며든 정도를 뜻한다. '우려' 수준 잔존유징도 같은 기간 17.6%에서 4.13%로 급감했다.
종 다양성으로 보면 사고 직후 5종 뿐이던 대형 저서동물(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고둥ㆍ조개ㆍ갯지렁이류)이 10년 만에 57종으로 늘었다. 종 다양성 지수도 0.5에서 3.1로 증가했다.
사고 당시 40배에서 500배 이상까지 치솟았던 굴 오염도는 4개월 후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1년 6개월∼2년 6개월 만에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충남연구원은 해수내 유류 오염 제거에는 1년, 해양생물 내 독성물질 축적 수준이 오염 전으로 돌아오는 데는 2∼3년, 저서동물의 종수와 종 다양성 회복에는 3∼4년 정도 걸린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당시 전문가들은 생태계가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데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태안은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123만명 자원봉사자의 헌신과 민관군의 빠른 초기 방제 대응이 복원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