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희경 의원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기사배열의 공정성에 관해 각계각층이 토론하는 위원회를 만든다.

뉴스를 자동 배열하고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검)를 선정하는 알고리즘(전산논리체계)을 검증하는 조직도 선보인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총괄하는 유봉석 전무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정책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이런 내용의 방안을 발표했다.

유 전무는 "한성숙 대표이사 직속의 운영혁신 프로젝트 산하에 뉴스배열혁신TF(테스크포스), 뉴스알고리즘 혁신TFㆍ실시간급상승검색어혁신TF를 구성했다"며 "뉴스 서비스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외부 의견을 모으고 함께 검증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 전무는 "네이버 모바일 뉴스판(포털 1면)에서 내부 인력이 자체 편집하는 기사는 현재 7개로 전체 가운데 비율이 20%"라며 "앞으로는 내부 편집은 없애고 인공지능(AI)과 외부 언론사의 편집 비중을 100%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내부 고위 관계자가 외부 청탁을 받고 특정 스포츠 뉴스를 안 보이게 편집한 사실이 드러나며 뉴스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대중의 뉴스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실검도 안팎의 이해관계와 외압에 따라 조작된다는 의혹이 분분하다.

현재 뉴스 편집을 100% AI에 맡기고 있는 라이벌 포털 카카오는 투명성과 상생 강화 방침을 강조했다.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뉴스 선정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알리고자 학술 논문, 언론학회 세션 발표, 내부 발간물, 블로그를 통해 루빅스(AI 뉴스 배열 기술)를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뉴스 콘텐츠가 적용된 웹페이지의 광고수익 가운데 대행사 수수료(약 30%)를 제외한 순 매출액의 약 70% 정도를 언론사에 준다"며 "정기ㆍ비정기적으로 각 언론사에 제공하는 부가 콘텐츠 사업비까지 포함하면 미디어 서비스 수익을 넘어서는 금액을 매체에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달리 개별 언론사와의 계약을 통해 콘텐츠 사용료를 정해 지급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뉴스 소비자는 포털로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77%에 달해 미국ㆍ일본ㆍ체코 등 조사 대상 36개국 중 수치가 가장 높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포털 뉴스 서비스의 개선 방향과 관련해 다양한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금껏 논란을 볼 때 포털은 편집 기능에서 손을 떼고 무작위(랜덤) 노출을 하거나 매체별 편집만 보여줘야 한다"며 "편집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공정성ㆍ중립성과 관련해 강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포털이 이미 저널리즘 시장에서 중개자로서 역할이 매우 커진 상태로,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없애버리면 뉴스 총 사용시간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며 "포털과 외부 간의 상호 견제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찾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알고리즘 편집에서 특정 매체 성향의 독자가 강렬하게 반응하면 이를 '많이 읽은 기사'로 대중에 소개되는 문제가 크다"며 "편향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우현 한국신문협회 전략기획부장은 포털과 언론 사이의 공정한 계약 관계를 강조했다. 개별 언론이 거대 포털 앞에서 약자인 만큼 표준계약서를 통해 보상률 등 조건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정당한 뉴스 저작권료의 규모를 두고 신문 측과 포털 사이에 의견 차이가 너무 크다. 신문협회와 네이버ㆍ카카오가 공동 연구를 통해 적정 저작권료를 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실과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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