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지방경찰청이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강경진압을 거부한 고 안병하 경무관 추모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5ㆍ18 광주민주화운동때 신군부의 강경진압 지시를 거부하고 광주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애섰던 고 안병하 경무관의 흉상이 세워졌다.

전남지방경찰청은 22일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 청사 1층 로비에 높이 90㎝, 너비 54㎝ 규모로 안병하 전 전남도 경찰국장의 청동 흉상을 건립했다.

고인은 5ㆍ18 당시 "경찰봉 사용에 유의하라. 반말과 욕설을 쓰지 마라. 식사를 하는지 신경 써라"며 인권을 우선적으로 챙겼다. 상황이 엄중해지자 경찰이 갖고 있는 무기를 거둬들이고 부상 시민을 치료하는 등 시민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1980년 5월 신군부의 강경진압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경국장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보안사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고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1988년 10월10일 숨졌다.

1992년 5ㆍ18 민주화운동 관련자 2006년 인권을 지키다 순직한 국가유공자로 인정됐다. 경찰청은 지난 8월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며 고인을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하고 흉상 건립을 추진해왔다.

흉상은 경찰 정모와 정복을 착용한 고인의 모습을 본떠 실물 크기로 만들어졌다. 김왕현 작가가 제작한 구릿빛 조형물은 높이 83㎝ 대리석 좌대 위에 설치됐다. 흉상은 2~3년뒤 전남경찰청 청사가 있던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복원이 완료되면 옮겨진다.

이날 제막식에는 5월 3단체 대표, 이개호ㆍ표창원ㆍ박지원 의원, 박운대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강성복 전남경찰청장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대표인 3남 안호재씨는 "당신을 따르다 순직하거나 해직당했던 직원들 때문에 돌아가실 때까지 괴로워하셨다"며 "이제 후배들을 믿고 영면하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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