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을 뒤덮은 제주조릿대를 제거하기 위해 실시한 말 방목과 벌채가 식물의 종 다양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무분별하게 한라산에 확산되고 있는 제주조릿대를 제거하기 위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벌채나 말 방목을 실시한 결과 조릿대의 줄기 밀도와 크기는 감소하고 식물종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강한 생명력과 왕성한 번식력을 갖고 있는 제주조릿대는 1980년부터 실시된 한라산 말 방목 금지 정책과 자연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한라산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 지역 22㎢ 중 88.3%(19㎢)가 조릿대로 덮여 있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한라산 정상 부근인 해발 1900m까지 확산되면서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한라산 해발 1700m인 장구목 일대 1㏊의 조릿대를 직접 손으로 벌채했다. 해발 1600m 만세동산 일원 1㏊에는 말 4마리를 방목해 조릿대를 먹도록 한 후 그 결과를 지켜봤다.

연구결과 제주조릿대의 크기는 벌채와 방목 후 48㎝에서 16㎝로 67% 줄었다. 밀도 역시 ㎡당 992개에서 577개로 42% 감소했다.

식물은 벌채 전 37종류였던 것이 48종류로 늘었다. 낚시제비꽃, 제주양지꽃, 흰여로 등 11종이 증가한 것이다.

제주도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지난 8월 10일부터 9월 22일까지 장구목 0.7㏊와 만세동산 0.5㏊, 선작지왓 0.5㏊, 진달래밭 0.1㏊ 지역에서 추가로 벌채를 실시했다.

만세동산 일대에 말 6마리를 추가로 풀어 놓고 있다. 추가 벌채와 방목에 대한 결과는 내년 11월쯤 발표된다.

김창조 제주도세계유산본부장은 "식물종이 다양하게 분포하는 지역이나 진달래와 산철쭉 집단 분포지의 탐방로를 대상으로 조릿대를 제거하는 조릿대 한평 자르기 운동을 전개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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