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의원 "21기중 2기 불과 … 한수원 뒤늦게 원안위 보고"

▲ 15일 경북 포항 일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지만 고리2호기(왼쪽)와 신고리2호기는 정상운영 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원전 24기 가운데 21기에 대한 내진성능 강화를 이미 마쳤다고 밝혔지만, 2기를 제외하고 관련 규제 심사를 아직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실이 한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내진성능을 강화했다고 밝힌 21기의 원전 가운데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원전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뿐이다.

나머지 19기는 아직 심사가 완료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원전은 고리 3호기를 제외하고 최대 지반가속도 0.2g(약 규모 6.5)의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했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이들 원전의 핵심설비인 안전정지유지계통의 내진성능을 0.3g(약 규모 7.0) 수준으로 보강하고 있다.

김 의원실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한수원이 원전의 내진성능 강화사업이 원안위 보고 대상임에도 올해 4월에 뒤늦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 김정훈 의원

이로 인해 한빛원전 5ㆍ6호기는 2015년 9월에 내진성능 강화사업을 완료했지만, 2년이 지나도록 원안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원전은 내진성능 강화 작업이 지연됐다.

고리 2호기는 11월 기준 내진성능 강화사업 진행률이 지난해 9월과 같은 37%에 멈췄다.

한수원은 "기기교체를 위한 외국산 자재 구매와 품질검증 등이 필요해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알스톰사가 1988~1989년에 지은 한울 1ㆍ2호기는 당시 건설계약에 내진검증문서가 포함되지 않았다.

한수원이 이번 내진성능 강화를 위해 알스톰사로부터 내진검증 문서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일부만 확보했다. 문서가 없는 기기에 대한 자체 내진성능평가를 할 수 밖에 없어서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한수원이 한울 1ㆍ2호기의 주요 안전계통 자료 없이 30여 년간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 원전의 내진성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나오지만 한수원은 더 강화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내진성능을 규모 7.5의 지진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상향할 필요가 있느냐는 김 의원실의 질문에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지진에 대비해 내진성능을 0.3g 수준으로 보강하고 있어 현재로써는 추가 내진성능 보강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정훈 의원은 "연이은 중형지진으로 우리나라도 규모 7.0 이상의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에 안심할 수 없다"면서 "내진성능을 현재 7.0에서 7.5로 상향하는 내진성능 개선사업을 중장기 정책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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