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석하 논설위원ㆍ화백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이 찾지 못한 유해 대신 유품을 태워 사고 1312일 만인 18일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은 16일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찾지 못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미수습자 5명의 가족 6명은 미리 준비해온 A4 용지 2장 분량의 회견문을 읽었다.

회견문을 읽어 가던 중에 오열하거나 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가족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311일, 이곳 목포신항에 거치된 지 231일이 됐다"며 "선체수색이 마무리돼 가는 지금 (가족을 찾지 못해) 비통하고 힘들다"고 심경을 밝혔다.

세월호를 목포신항에 거치한 지난 4월 11일 기준으로 미수습자는 9명이었다. 이후 추가 수색 과정에서 고창석 교사, 학생 조은화ㆍ허다윤양, 일반인 승객 이영숙씨 등 4명의 유해가 발견됐다.

하지만 5명의 유해는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단원고 양승진 교사와 학생 남현철ㆍ박영인군, 일반인 승객 권재근씨와 그의 아들 혁규군 등이다.

▲ 세월호 미수습 가족이 장례식 일정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가족들은 "일각에서 (세월호 인양과 수색을 요구해 온) 저희를 못마땅하게 보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 내려놓지 못했다"며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더 이상의 수색은 무리한 요구라는 생각이 들었고 국민을 더는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 직후부터 진도와 목포에 달려와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들, 아픔을 함께해 준 진도군민과 목포시민들, 많은 국민, 목숨을 잃으면서도 희생자들을 찾기 위해 노력해준 잠수사들, 수습에 힘을 쏟은 정부 관계자들, 선체 인양과 수색을 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세월호가 거치된 이후 목포신항에 마련된 컨테이너형 임시숙소에서 생활해 온 가족들은 사고 이후 1312일 만인 18일 오전 현장에서 추모식을 마치고 경기도 안산과 서울 등지로 떠나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가족들은 유해를 찾지 못한 만큼 수색 과정에서 나온 유품이나 고인들이 평소 쓰던 물건을 유해 대신 태워 유골함에 담은 뒤 안치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 이어 해양수산부는 "미수습자 가족분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신중하게 향후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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