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과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 스펙트럼 비교도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북북동 방향 단층대를 따라 생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6일 "본진 단층면을 해석한 결과 포항 지진은 북북동 방향 역단층성 주향이동 단층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기존에 지표면상에서 보고된 적 없는 단층"이라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은 두 개의 지층이 좌우 방향으로 미끄러져 형성된 일어난 단층이다.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이 단층 중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는 과정에 단층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 지진으로 나타난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 "단층이 미끄러지면서 나는 주향이동 단층 활동 때문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계에선 비교적 최근에 1회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한다. 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잘 알려진 활성단층이다. 남한지역 활성단층 수는 450여개로 추정된다.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진앙 서쪽에는 양산단층이 있지만 직접 연결돼 있지는 않다.

이 때문에 포항 지진은 다른 알려져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지질연구원은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며 "이 지진 유발단층은 지표면상에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부연했다. 포항지진은 또 강진 지속시간(1∼2초)이 짧은 특성을 보였다.

고주파수 진동이 매우 발달했던 경주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중저주파수 진동이 발달했다는 설명이다. 경주지진과 비교해 포항 지진 단층 운동(미끄러짐) 속도가 느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질연은 덧붙였다.

포항지진은 아울러 경주지진보다 진원 깊이가 얕아 상대적으로 지표면 부근 진동 세기가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질연 관계자는 "진앙인 포항시 흥해읍 등은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지역"이라며 "지진파 퇴적층 증폭이 발생할 수 있어서 구조물 손상을 포함한 지진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저층 구조가 없는 '필로티' 형태의 3∼5층 건축물에서 직접적인 파괴와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지질연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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