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진만 640회ㆍ흔들림 감지만 135차례 발생

▲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경북 포항 지역의 한 건물 외벽이 차량위에 떨어졌다. ⓒ 독자 제공

15일 오후 2시 29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가운데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년2개월 만에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강진발생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발생한 포항 지진은 규모 5.4 본진에 7분 가량 앞서 오후 2시22분 32초에 포항시 북구 북쪽 7km 지역에서 규모 2.2의 전진이 먼저 발생했다. 이어 12초 뒤에도 비슷한 지점(북위 36.08도, 동경 129.31도)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일어났다.

5.4 규모의 본진이 닥친 뒤 오후 2시 49분에는 규모 3.6 지진을 시작으로 오후 3시0분 54초쯤 규모 2.9 지진, 오후 3시 9분 49초 규모 3.6 지진 등 여진이 잇따랐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의 깊이가 비교적 얕은 9㎞라고 밝혀 추가로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경주 지진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135차례 이상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 2.0의 지진이면 큰 피해는 없지만, 사람에 따라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경북 포항 지역 한 건물에 벽돌이 떨어졌다. ⓒ 독자 제공

경주 지진의 여진은 지난 9일까지 640회를 기록했다. 규모 4.0∼5.0 미만 지진이 1회, 3.0∼4.0 미만 21회로 제법 큰 규모의 지진도 여러 번 일어났다.

게다가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지진이 빈발하고 있는 것도 주목되고 있다. 잇단 핵실험으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지진 발생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6차 핵실험 당시 갱도 붕괴로 함몰 지진이 발생한 이후 지난달 13일까지 모두 4번이나 핵실험 장소 인근에서 자연 지진이 일어났다.

실제로 지난 7월 13일 오전 4시48분쯤 북한 함경북도 나진 남동쪽 202㎞ 해역에서 규모 5.7의 강진(진원 깊이 538㎞)이 발생했다. 미국지질조사국은 규모 5.9, 일본 기상청은 규모 6.3으로 파악했다.

이는 앞서 4월 29일 일본 미야자키 현(규슈) 미야타키 남쪽 123㎞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7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반도는 지질 구조상 일본과 달리 판 경계가 아니라 판 내부에 있어 지진에서 다소 안전하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경주에 이어 이날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 지진 안전론'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지진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지진 빈발 지역이 아니었지만 최근 동아시아 지역 지질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어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지난해 4월 구마모토 강진 등 일본에서 잇단 큰 지진이 한반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7월부터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선해 운영 중이다. 기상청은 규모 5.0 이상 지진의 경우 관측 후 15∼25초, 규모 3.5 이상 5.0 미만 지진은 60∼100초 안에 발생시각ㆍ추정위치ㆍ추정규모ㆍ예상 진도 등을 담은 경보ㆍ속보를 발표하고 있다.

규모 5.0 이상 지진에 대해서는 종전보다 25초 이상, 규모 3.5 이상 5.0 미만 지진에 대해서는 200초 이상 알림을 앞당긴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5년 조기 경보 제도를 시작하면서 이미 경보 시간 단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특히 작년에 경주 지진을 겪고서는 정부 차원에서 지진 방재 대책 마련에 대한 시급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내년 안에 규모 5.0 이상 지진의 경우 관측 후 7초 안에 경보·속보를 발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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