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의 원리는 음양오행의 '수승화강(水昇火降)'과 한방의 '머리는 차게, 발은 따듯하게' 라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원리에서 출발한다. 머리가 뜨거우면 속된 말로 열 받는 다고 하고 열을 받으면 화가 난 상태이거나 머리속이 불안정한 상태일 경우가 분명한데 이때 자신도 모르게 손 등으로 머리에 부채질을 하게 된다. 머리를 식혀 냉정을 찾으려는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네덜란드 명의 헤르만 불하페(Boerhaave Hermann, 1668~1738)의 유품 책 한권에는 "의학의 가장 심오한 비밀"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내용은 "당신의 머리를 차게 하고 발을 따뜻하게 하라. 그렇게 하면 의사는 할 일이 없어지게 될 것"고 적혀 있었다. 비슷한 시기인 1610년 발간된 동의보감(東醫寶鑑)은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은 따듯하게 하면 무병(無病) 무통(無痛)"이라고 했다. '두한족열'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상반신에 열(熱)이 많고 하반신에 찬기운이 많으면 정상적인 혈류와 기 흐름에 장애를 받게 되어 만병의 원인이 된다. 윗목과 아랫목이 있고 환기가 잘 되는 우리나라 전통한옥 아궁이(구들)문화도 두한족열의 원리를 철저히 지킨 건강주택이라 할 수 있다.

두한족열을 지키면서 전신욕보다 매우 안전한 목욕법이 반신욕이라는 것에 또한 장점이 있다. 물에는 수압이 작용해 전신욕시 회경막에 압력을 주어 폐ㆍ심장ㆍ위장 등의 내부장기들이 압력을 받아 기능이 저하하게 된다. 심혈관질환이나 몸에 이상이 있을 경우 전신욕이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반신욕은 명치 이하만 입수하기 때문에 내부장기에 받게되는 수압의 영향을 덜 받게 돼 보다 안전하면서도 혈류량 증가와 발한 등의 입욕효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거두절미하고 반신욕을 할 때 이것만 알아두자. '인생을 어떻게 살것이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굵고 짧게 살것이냐, 가늘고 길게 살것이냐'라는 말처럼 반신욕법도 이 문구를 따르면 된다. '오전(아침)에는 굵고 짧게, 오후(저녁)에는 가늘고 길게' 하라.

오전에는 (온도를 굵게) 약간 뜨겁게 (41~43도) 시간은 10분 이내(짧게), 오후에는 (온도를 짧게) 약간 따듯하게(38~40도) 시간은 20분 이상(길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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