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개발로 한반도가 요란하다. 세계이목이 또 집중된다. 전쟁을 걱정하는 소리도 있다. 자연은 해동돼도 한반도는 되레 얼어 붙기만 한다. 얻어 먹던 놈이 체력과 무기를 비축했다가 베풀어 준 은인을 협박하는 꼴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탓하기 전에 이젠 현실적 상황과 인과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군사적으론 엄연한 적국의 개념 설정과 상대의 의도, 자국안보의 미래상황 등을 내다보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첨단 전략무기들이 한반도에 전개돼 연합무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반도가 '화약고'가 된다고 우려하는 지식인들도 보인다. 국론은 분열해서는 안되고 단결해야 한다고 하는 정부의 목소리도 드높다. 쉽게 생각하자. 

적이 침략해 전쟁이 발발하면 누가 싸우는가. 국군이다. 국군은 누구인가. 국민의 자제다. 내자식들에게 적이 오면 목숨바쳐 싸우라고 명한 것이다. 그들의 혈맹군이 좋은 무기를 가지고 와 목숨바쳐 같이 싸워주겠다고 하니 내자식들을 살리는 고마운 일이 아닌가.

▲ 김영배 논설위원
▲ 김영배 논설위원

우리나라가 자주국방이 안된다고 창피해 하거나,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안보는 자존심도 창피한 것도 없다. 오천만 국민의 생사존망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자주국방을 완전하게 달성한 나라는 없다.

절대패권국 미국마저도 우방의 도움을 바란다는 걸 우리 국민들이 잊지 말아야 한다. 안보는 체면보다 진한 현실이다.

'부국강병'과 '정신무장'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한다. 지난시절의 구태의연한 논리가 아니다. 부국강병 없이는 국가도, 민주화도 사상누각일 뿐이기에 그렇다. 부국강병이 안보를 우선(優先) 지탱한다. 군국주의나 군사대국을 지향하자는 게 아니다.

지정학적 환경이나, 국제사회의 시대적 상황이 퇴행적으로 흘러가는 현상에 대응할 별다른 방법을 모색할 길이 안보이기 때문이다. 세계역사상 어느 나라 어느 시절을 보더라도 부국강병을 추구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정신무장의 중요성은 안보나 안전이나 다름이 없다. 춘추시대 제나라 대장군 사마양저가 국가최대의 위기중 추상같은 군기와 민심을 일으켜 사기가 충천하니, 2개국의 침략군이 놀라 자진 철군해 버려 말 그대로 싸우지 않고 이겨버린(不戰而屈人之兵) 고사를 생각하자. 

외침속에 날이 새고 날이 뜬 혈전의 오천년을 보낸 우리가 정신무장을 등한시한다면 어리석은 일이고 후손마져 불행할 것이다.

역사는 경험법칙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불안정한 패도의 시절엔 국가간에 오직 '강자존 약자망(强者存 弱者亡)'이 있었을 뿐이다.

중국 지도자들이 위기 때 마다 언급한 것처럼, 언제나 처변불경(處變不驚)의 자세로, 의연한 가운데 치밀하게 준비하고, 강력하게 투사(投射)할 때 안보가 달성되고, 나라가 안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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