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운전사의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휴식시간 보장을 강화하면서 경기도 내 곳곳에서 버스노선을 없애거나 운행 횟수를 줄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가 최근 일선 시·군을 대상으로 버스노선 조정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이미 90개에 달하는 버스노선이 폐지 또는 감축 운행 등으로 변경돼 이용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31일 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도내 31개 시ㆍ군 중 버스노선 인허가권을 가진 26개 시ㆍ군을 대상으로 운전사 휴게시간 보장에 따른 노선 운영 변경 인가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금까지 변경 현황을 제출한 20개 시ㆍ군 가운데 12개 시·군에서 모두 90개의 시내와 광역버스 노선 조정이 이뤄졌다. 시내버스 노선이 87개, 광역버스 노선이 3개이다.

조정 내용은 폐지가 1개 노선이고, 나머지는 모두 운행 횟수 및 운행 차량 감축, 노선 단축, 노선 변경 등이다.

시·군별 변경 노선 현황을 보면 수원시가 24개, 안산시가 15개, 부천시가 9개, 파주시와 안성시가 각 8개, 김포시와 오산시가 각 6개, 평택시가 5개, 성남시가 4개, 안양시가 3개, 시흥시와 의정부시가 각 1개이다.

수원시는 전체 132개 노선 중 18.2%, 안산시는 전체 63개 노선 가운데 23.8%가 이번에 조정이 이뤄졌다.

변경 노선은 나머지 시·군의 현황 자료가 제출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의정부시의 경우 8-2번 시내버스 노선을 아예 폐지했고, 수원시는 2-2번 시내버스 노선의 운행 차량을 8대에서 6대로 줄이면서 운행 횟수가 46차례에서 36차례로 감소했다.

안산시의 경우 광역버스인 3102번 직행좌석버스 노선(안산∼서울 강남)의 운행 횟수를 이전 40차례에서 38차례로 감축했다.

버스노선 조정이 잇따르면서 지자체마다 이용객들의 문의 및 항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더욱이 업체마다 버스운전사 충원이 지속해서 이뤄지지 않으면 단축이나 폐지 노선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용객 불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자체들은 그러나 운수업체의 버스노선 조정을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업체에서도 운전사들의 휴식시간 보장을 위해 노선 감축 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결국 운전사를 충원해야 하는데 열악한 근무여건 등으로 지원자가 없고, 업체의 재정도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안산시 관계자도 "현재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버스노선 운영 변경을 인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도 관계자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여의치 않다. 업체들의 버스노선 조정 추이를 지켜본 뒤 시군과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