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환 칼럼] 생명 지키는 '수호신' 발코니ㆍ옥외계단
[오상환 칼럼] 생명 지키는 '수호신' 발코니ㆍ옥외계단
  • 오상환 논설위원ㆍ재난과학박사
  • 승인 2017.10.13 16: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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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 화재때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안
▲ 최고의 건축기술과 재난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의 고층건물과 아파트는 발코니와 옥외계단을 보유하고 있다. (A)오사카 고층빌딩 (B)고베 아파트 (C)나라의 아파트에 발코니와 옥외계단이 설치돼 있다. ⓒ 오상환 논설위원ㆍ재난과학박사

지난 6월 14일 런던의 24층 아파트 '그렌펠타워' 화재는 8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어 8월 4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86층 아파트 '토치타워' 화재때는 한 명의 희생자도 없었다.

두달 간격으로 발생한 고층아파트 화재 발생상황은 엇비슷했지만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방화벽이 설치된 토치타워는 불길이 다른 층과 가구로 확산되는 걸 막았다. 불은 외벽을 타고 위아래로만 번졌다. 반면 방화벽이 없었던 그렌펠타워는 불이 상하좌우 모든 방향으로 번졌다.

그렌펠타워와 달리 토치타워 주민은 불길이 닿지 않은 비상계단을 통해 대피해 인명피해가 없었다. 런던과 두바이 화재에서 불길이 번진 원인은 건물 외벽에 가연성 외장재를 설치한 것이 주 원인이었다.

국내의 경우도 2010년 부산 골든스위트 화재와 2015년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 등이 유사한 사례로 꼽힌다.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는 건축물의 외벽단열시공이 드라이비트 방법(가연성)으로 시공됐다. 건물간의 좁은 간격은 마치 굴뚝처럼 연돌효과 현상으로 외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화염이 순식간에 확산됐다.

발코니는 화재시에 수평 방화벽 역할을 하지만 발코니 확장을 합법화해 수직연소 확산을 방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건축물 지하 주차장 천장도 상층부와의 단열을 위한 값싼 재료인 스티로폼으로 시공돼 화재때 쉽게 불에 옮겨 붙는다. 화재로 인해 발생한 독성가스, 일산화탄소 등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당연했다.

수직 확산되는 화재 앞에서 발코니 수평 방화벽은 생명의 '수호신'과 같다. 최고의 건축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아파트 대부분은 발코니가 외벽쪽에 돌출돼 있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으로 발코니 확장 합법화 재검토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 충북 청주에 신축중인 49층 아파트는 옥내계단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오상환 논설위원ㆍ재난과학박사

건축물 옥내계단은 평상시에 사용 빈도가 매우 낮다. 엘리베이터 고장이나 화재발생때 이용되는 등 한시적인 용도로 쓰인다. 이를 옥외계단으로 설계하면 화재시 연기로 인한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다. 옥외계단으로 시공을 해도 외관은 인테리어 시공으로 미관을 유지할 수 있다.

고층건물 화재대책 측면에서 옥외계단은 '만능' 이라고 할 수 있다. 옥외계단은 완전히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옥외계단은 일시 피난장소의 역할도 한다.

옥내계단은 고층건물 화재때 모든 사람이 옥내계단으로 탈출하려해 대혼란을 가져 온다. 이로인해 대피가 지연돼 연기로 인한 질식사망 사고가 발생할 가능이 높다.

반면 개방된 옥외계단은 옥내계단과 같이 폐쇄성이 없다. 야간피난때 조명이 없어도 자연채광으로 피난이 가능하다. 옥외계단은 평상시에 쉬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

옥외계단은 고층건물의 소방활동을 쉽게 한다. 고층건물 화재때 소화활동의 가장 큰 문제는 소방대의 화재층 이상의 층으로의 진입이다. 그러나 비상시에 무거운 장비와 기자재를 보유하고 있기에 1개층을 오르는데 1분 이상이 소요된다. 20~30층을 오늘때 마다 휴식도 해야 하는 만큼 피로하다.

게다가 계단실내에 연기가 있어 호흡기도 장착해야 한다. 무거운 장비와 운반기자재 때문에 계단을 오르기 위해 공기호흡기를 여러번 교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옥외계단은 상하이동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자연으로부터 공기보급을 받기에 화재층이나 위층에서 화점 접근이 용이하다.

소방법은 6층이상의 아파트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6층이하는 물론 다세대주택, 원룸 등 모든 주택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 오상환 논설위원ㆍ재난과학박사

'노태우 정부'는 분당ㆍ평촌ㆍ일산ㆍ산본ㆍ중동 등 신도시 건설당시 아파트는 주로 15층 이하의 저층형이었다. 당시 소방법은 16층이상에 한해서 스프링클러설비를 하도록 규정했다. 과거에 건축된 15층이하의 아파트에는 대부분스프링가 설치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15층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어린이가 수면중에 화재를 당하면 긴급출동한 소방대가 '골든타임'안에 구조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15층이하의 공동주택을 비롯한 다세대주택 등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소급적용할 수 없다면,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화재때에는 다량의 연기와 유독가스가 발생하기에 화재용 긴급대피 마스크를 세대마다 3~4개 비치해야 한다. 화재대피시 연기를 마시지 않고 유독가스에 오염되지 않은 장소로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편의성은 늘 안전성과 충돌하게 마련이다. 발코니 창과 옥내계단이 안전성에 비춰 편의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화재시에 인명을 좌우하는 긴박한 상황을 고려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오상환(76) 논설위원 = 평생을 소방기술 현장을 지켜오고 있는 원로다. 61세에 최고령 소방기술사 필기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중졸 소방기술사'라는 특이한 이력의 오 위원은 63세에 고졸검정고시를 거쳐 2004년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1학년을 중퇴하고 독학사로 '대졸간판'을 땄다. 기술계에 보기드문 만학도인 오 위원은 서울시립대교에서 방재공학석사(2007)와 재난과학박사(2014) 학위를 취득해 또 한번 화제가 됐다. 현재 선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 사무소 상무로 재직하며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상주 감리를 하는 '현역 최고령 소방기술사'다. 세이프타임즈 창간멤버로 고문 겸 논설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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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희 2017-10-15 09:54:09
세삼 생활안전과 주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