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는 말/생전 처음 듣는 말처럼/오늘은 이 말이 새롭다/보고 싶은데··· 평생을 들어도 가슴이 뛰는 말/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칠맛 나는/네 말 속에 들어 있는/평범하지만 깊디깊은 그리움의 바다/보고 싶은데···

이해인의 시 <평생을 들어도 가슴 뛰는 말>의 일부다.

그의 시처럼 누구나 인생을 바꾸게 되는 가슴 뛰게 하는 말을 하나씩은 가슴에 가지고 있다. 마틴 루터 킹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이 그랬다. 이 가슴 뛰는 한마디가 미국의 흑인과 백인의 대립에서 평등과 공존을 만들어 냈다. 1등의 프레젠테이션은 익숙한 말보다 가슴을 뛰게 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대학졸업 후 대우전자에 입사해 신입사원 시절을 보내게 된다. MIS실에 배정돼 ERP업무인 자금ㆍ회계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공학도 출신의 신입사원이 경영관련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회의과정에서 오가는 용어들이 낯설어 무척 힘든 시기였다. 경영학, 회계학 등의 책을 공부하며 일을 배웠다. 그 시절 가슴을 뛰게 하는 말을 한 리더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ㆍ경영학 박사

당시 대우전자에서 사용하고 있는 회계시스템을 전면 새롭게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너무 어려운 환경였고 위기도 있었다. 다른 조직과의 갈등, 기술적 한계 등 좌초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아파서 쓰러지거나 중도에 탈퇴하는 동료도 있었다. 회의 도중에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팀원들을 불러 놓고 다음과 같은 가슴 뛰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의 한계는 우리 팀의 한계다. 우리 팀의 한계는 대우전자의 한계고, 대우전자의 한계는 대우그룹의 한계다. 그리고 대우그룹의 한계는 대한민국의 한계다. 우리가 만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만들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세계시장으로 나갈 수 없다. 모든 것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만약 프로젝트 리더가 "이번 프로젝트만 잘 마무리하면 승진도 할 수 있고 연봉도 더 받을 수 있고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다. 지금은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참고 일하자"라고 익숙한 말로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수도 있었고 나는 회사를 떠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계론'이라는 가슴 뛰게 하는 말 한마디가 프로젝트 팀원들에게 힘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프레젠테이션은 화려한 말잔치가 아니다. 화려한 제스처 잔치도 아니다. 화려한 슬라이드 잔치 또한 아니다. 가슴 뛰게 하는 말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청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설득할 수 있으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1등의 프레젠테이션은 가슴이 하는 말이다. 청중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말보다 청중에게 정말 필요하면서도 마음에 남는 말을 해야 한다. 익숙한 말로는 청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익숙한 말은 이미 청중도 알고 있기 때문에 집중시킬 수 없다. 당신이 성공을 꿈꾼다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주목받고 싶다면 가슴 뛰게 하는 말로 프레젠테이션 해라.

■ 은서기 정보기술안전부 IT팀장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박사 △PMPㆍITㆍ프레젠테이션 코칭 전문가 △사이경영 연구가 △삼성SDS 베스트 프레젠터 심사위원 △삼성SDS PMㆍ수석컨설턴트 △법무부ㆍ문체부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해양경찰청 PM △대우전자ㆍ대우정보시스템 SE △저서 <1등 프레젠테이션 비법>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