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잘 쉬셨나요 ^.^ 

고향 다녀오신 분들은 부모님께서 바리바리 싸주신 먹거리들이 풍성하겠지요. 저는 고구마인지 좀 굵은 줄기인지도 모를 고구마하고 쭉정이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검은 땅콩 조금하고 이제는 말라져가는 호박넝쿨에서 호박을 받아왔습니다. 호박잎 몇장도 따왔습니다. 아직 덜 자란 호박 한 개는 남겨두고요 ㅎ~ 

추석 명절 음식 준비로 기름냄새에 기름진 음식으로 속이 더부룩해요. 이럴 때는 구수하고 칼칼한 된장국이 최고입니다. 주재료는 엄마가 주신 호박과 호박잎으로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오늘 된장국의 컨셉트는 시골스러움을 더한 촌스러움입니다.

재료는 △엄마 텃밭 호박과 호박잎 △다시멸치 △청양고추 △고춧가루 △집된장 △사제된장 △논우렁이 △마늘 △파

먼저 쌀뜨물을 준비했습니다. 쌀은 두 번 정도 씻어내고 세번째 쌀뜨물 사용했습니다. 

멸치를 냄비에 먼저 넣고 살살 볶아 주면 잡냄새가 없어져요. 살짝 볶은 멸치에 쌀뜨물을 붓고 다시마를 넣고 끓여 줍니다. 이때 냄비 뚜껑을 열고 끓여야 멸치 비린내를 없앨 수 있어요. 다시 국물이 끓으면서 생기는 거품은 걷어내 주시고요. 10여분 끓으면 다시마와 멸치를 건져 주세요.

건져올린 며르치~~

어릴 적에 엄마는 건져올린 멸치를 버리지 않으시고 제가 옆에 있으면 멸치 뼈를 발라 입에 넣어 주셨는데 그게 그렇게 맛이 있었어요. 저도 귀찮지 않으면 멸치뼈를 발라 두고 다시 된장국에 넣을 때가 있어요. 오늘은 된장국에 멸치랑 다시마를 넣을래요. 추억도 한 움큼 ~ ^.^

집에서 담근 집 된장에 사온 된장을 섞어서 멸치 국물을 넣고 잘 개어 줍니다. 된장을 섞은 것은 집 된장이 얼마 남지 않아서에요 ㅠ 엄마 집에서 얻어 왔는데 조금 남았습니다 ~​

엄마 집 텃밭에 있던 둥근 호박을 아주아주 투박하게 썰었어요.

호박잎도 살짝 데쳐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썰었습니다. 때로는 된장국에 호박잎은 진리입니다.

논우렁도 넉넉하게 씻어서 채반에 받쳐 물기를 빼주었습니다.

멸치 국물에 재료를 몽땅 넣었습니다. 청양 고추는 냉동실에서 꺼냈고요 고춧가루도 큰 숟가락으로 하나 넣고 끓여 줍니다.

아~냄새를 함께 맡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구수한 냄새가 솔솔~~

개운하고 칼칼한 된장국에 밥 말아 한 그릇 먹고 나니 정신이 맑아지는데요. 산해진미가 따로 없어요. 투박한 된장국 한 그릇으로 길고 긴 연휴의 나른함을 일상의 컨디션으로 회복했습니다. 

허현희 기자 = 이것저것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손재주가 있다.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고 웬만한 집안 인테리어는 손수한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미술학원을 운영했다. '인생 2막'으로 경기 김포에서 남편과 반찬가게를 운영하며 알콩거리며 살고 있다. 김포시가 발간하는 <김포마루> 시민기자, 시청 블로그 SNS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글을 쓰고 있다. 세이프타임즈 인재개발교육원 교수부장(논설위원)으로 재능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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