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성에 가고 싶다] '현명한 섹스'를 위한 묘약
[그 성에 가고 싶다] '현명한 섹스'를 위한 묘약
  • 이지운 작가·시인
  • 승인 2017.10.06 07:00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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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2회에서 이어지는 <마담 보바리>의 불륜과 사랑입니다.

▲ 2015년 개봉해 화제를 불러 모은 소피 바르트 감독의 작품 <마담 보바리> 포스터.

"그녀는 혼잣말을 되풀이했다. '내게 애인이 생긴 거야, 애인이' 이렇게 생각하자 마치 갑작스레 또 한 번의 사춘기를 맞이한 것처럼 기쁨이 솟구쳤다 ··· 그녀는 지금 황홀한 그 무엇 속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거기에서는 모든 것이 정열, 도취, 광란이리라. 푸르스름한 빛을 띤 광대한 세계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고 그녀의 상념 저 밑에서는 절정에 이른 감정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평범한 일상은 오직 저 멀리, 저 아래 어둠 속, 그 높은 꼭대기들 사이의 틈바구니에 처박혀 있을 뿐이었다 ··· "

샤를르의 부인인 엠마가 로돌프와 정사를 벌인 뒤에 감정의 변화를 묘사해 인용한 구절이다.

작가는 불륜의 감정을 '또 한 번의 사춘기'로 표현했다. 사춘기는 이성에 대한 감정기복이 널 뛰듯 하는 시절이다. 금방 좋았다가 금방 싫어지고, 쨍쨍 해가 떴다가도 장대비가 쏟아지는 감정의 종합선물세트가 불꽃 놀이하듯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시절이다.

그렇다면 불륜이란 무엇이기에 이런 감정이 생길까. 불륜(不倫)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나 윤리에서 벗어난 상태'를 뜻한다. 달리 해석하자면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엠마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사춘기를 맞은 것처럼 기쁨이 솟구치고, 정열과 도취와 광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갔다. 그러나 그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녀를 울리던 감미로운 말도, 열렬한 애무도 그녀를 달아오르게 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불안감이 일상을 독차지해버린 삶에서조차 엠마는 평범한 아내의 역할을 수락하지 않는다.

▲ 2015년 개봉해 화제를 불러 모은 소피 바르트 감독의 작품 <마담 보바리>의 한 장면.

그녀의 남편 샤를르는 무지한 사랑의 소유자다. 사랑은 굉장한 지혜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무조건 잘해주는 게 사랑이 아니라는 소리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해주는 것,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게 지혜로운 사랑이다.

그러나 긁는 강도가 너무 세서 상처가 난다면 그 또한 사랑이 아니다. 샤를르는 '불륜 유발자'였다. 상대에 너무 소홀했다. 다시 말해 관심을 고려하지 않은 맹목적인 사랑의 비극을 자초했다.

만약 당신이 엠마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샤를르처럼 무지한 남편을 참고 아이만 바라보며 견디겠는가. 아니면 남편이 채워주지 못한 성적 불만을 다른 상대를 통해 채워나갈 것인가. 필자는 지혜로운 사랑, 즉, '현명한 섹스'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명한 섹스는 무엇인가. 우선 현명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섹스는 결합이며 융합이다. 거미줄보다 더 복잡한 서로의 마음이 엉키지 않게 잘 안착하게 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여기에 '섹스 테크닉'이라고 불리는 기술적인 부분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자세가 쾌감을 불러일으키는지 무수히 많은 성인 영상물은 요란하게 '팁'을 제공한다. 그러나 자세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서로 마주 보든, 백허그 자세이든, 누가 위에 있든 그런 것은 괜찮다. 섹스는 은밀한 나만의 맞춤형 소통이기에 본인이 가진 섬세한 특성이 융합돼야 한다.

상대를 봐도 아무 감흥이 없는, 고장 난 심장을 달고 있는 사람에게 현명한 섹스는 뭘까. 먼저 나부터 달아오르는 것이다. 내 몸이 게을러 '섹스의 비만'에 처해있다면 체질을 개선하자. 자신의 몸이 그냥 살덩어리가 아닌 성감대가 풍부한 몸을 만들길 권유한다.

그리고 그러한 몸 위에 조금 더 '에로틱한 패션'으로 무장하면 어떨까. 그리고 마스터베이션을 시도하는 등 '뜨거운 노력'은 상대를 흥분시킬 수 있는 묘약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시도해보자. 사랑한다는 말을 낯간지럽고 쑥스러워서 하지 못했다면 불을 끄고서라도 상대의 귀에 '사랑해'라고 속삭여보자. 그 고백이 그를, 그녀를 과감하게 변화시키는 조그마한 불씨가 될 것이므로.

덧붙이자면, 오랫동안 섹스를 시도하지 않거나, 스킨십조차 거부한 부부가 있다면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상대에게 충실하지 않은 사랑이야말로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랴.

▲ 2015년 개봉해 화제를 불러 모은 소피 바르트 감독의 작품 <마담 보바리>의 한 장면.

■ 이지운 작가·시인 = 서울산업대학교(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매체공학을 전공하고 광고ㆍ홍보ㆍ전시 등 영상시나리오 1000편 이상을 작업한 전업작가다. 최근 남성(男性) 잃은 20명이 섬을 산 이유를 다룬 소설 <더 아일랜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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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c 2017-10-13 20:11:05
작가님덕분에 내사랑은 어떤가 다시한번 생각하게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서고객 2017-10-09 01:07:57
이작가님 연재컬럼 잘읽어 보고 있습니다.
새마음으로 다시 배움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을 터득해 갑니다

독자G 2017-10-07 23:56:38
사랑에 빠지게 되면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 엔돌핀 이렇게 4가지의 호르몬이 우리의 몸에서는 분출되게 되고 그러면 흔히 첫 눈에 반한다고 하는 상황이 된다.
‘사랑의 유통기한’이라는 말이 있는데 위 호르몬들의 수명은 대략 2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사는 부부들에게도 사랑의 호르몬들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행복이었다.
서로의 관계를 통해 말로도 몸으로도 마음으로도 대화를 나누고, 전의 글에서 나온 것처럼 서로의 판타지를 채워준다면 영원한 사랑, 모두가 만족하는 행복한 사랑이 되지 않을까 한다.

사랑 2017-10-07 10:06:12
너무나 공감이되네요

자영업 2017-10-07 00:17:00
인문학의 절정에 성교육이 있더군요. 성교육 혹은 성에 관련된 치료는 내밀한 것이라서 인문학의 종합 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군요. 디테일한 것들의 모음이다보니 디테일한 것들을 모두 지면에 담을수가 없고 case by case거든요. 일반론으로는 80%가량은 채워지겠지만 맞춤은 아니니까요.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