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마리 개미집 제거ㆍ컨테이너 방역 '구슬땀'

황금 추석연휴에 부산항 감만부두가 때아닌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지난달 28일 '살인 개미'로도 불리는 맹독성 붉은 독개미(Red imported fire ant)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3일째 초긴장 모드다.

독개미가 컨테이너나 이동차량에 붙어 부산항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는 붉은 독개미가 날카로운 침으로 공격하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를 유발한다.

북미에서 매년 8만명 이상이 붉은 독개미이 공격에 당해 100여명이 사망해 '살인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살인 개미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지난달 28일 오후 5시쯤 부산항 감만부두 2선석 컨테이너 적재장소에 깔린 아스팔트 틈새를 뚫고 나온 잡초 사이에서 '살인개미' 25마리를 발견했다.  이 개미들은 분류동정 결과 29일 오전 9시쯤 붉은 독개미로 확인됐다.

검역 당국은 29일 오후 중장비를 동원, 독개미가 발견된 곳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독개미 1000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추가로 발견해 제거했다.

반경 1㎞ 안에 특수물질로 개미를 유인하는 트랩(덫) 163개를 설치해 독개미가 더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들이 살인 개미 발견현장 조사하고 있다.

특히 독개미가 발견된 곳에서 반경 100m 안에 있는 컨테이너는 외부 반출을 금지하고 컨테이너 안팎으로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추가로 발견된 독개미는 없지만 아직 여왕개미 사체가 발견되지 않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검역당국과 감만부두 측은 독개미가 발견된 곳 주변을 중심으로 긴급 방역작업을 벌이고 구청도 감만부두 주변 도로와 야산 등지에서 광범위한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역당국과 감만부두 측은 "모든 컨테이너 차량에 대한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평소에는 하루 2000여개의 컨테이너가 빠져나가지만 지금은 최장 열흘간의 추석 연휴에 접어들어 하루 100여 개가 반출되기 때문에 그나마 방역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 부산항이 살인개미 유출을 막기 위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역 당국은 독개미가 발견된 곳에서 반경 100m 안에 있는 컨테이너가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파악해 독개미의 유입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와 감만부두 측은 정밀조사와 관련 조처가 끝나는 대로 부두 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틈새를 모두 메워 개미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기로 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오는 11일 세종시에서 환경부가 주관하고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방역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에서는 외국에서 컨테이너 등 화물이 반입되는 항만과 공항을 중심으로 예찰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컨테이너가 반출된 경로를 추적 조사하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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