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계장을 가득 채운 산란노계가 질병에 노출돼 있다. ⓒ 농림축산식품부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7일 경북 영천시 임고면 양향교 인근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시료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농림식품축산부에 통보했다.

지난 13일 채취된 시료는 검사결과 'H7N7' 타입 AI로 확인됐다. 고병원성 여부는 28일쯤 검사 결과가 나온다.

농식품부는 검출된 H7N7형이 국내에서는 단 한 번도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적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저병원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야생조류에서 흔히 검출되는 저병원성 AI는 증상과 전염성이 약하고 가금류 폐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영천의 경우 아직 철새가 거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당국은 올 가을 새로 유입된 바이러스가 아닌 기존에 남아있던 조류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따르면 올해 56개 국가에서 1812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가운데 H7N7형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49개국에서 발생한 1089건의 고병원성 AI 가운데 단 2건만 H7N7형이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추석 명절을 앞둔 데다 빠르면 다음달 초 '철새 본진'이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고병원성 AI 발생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하고 반경 10km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했다. 방역대 내에는 165개 가금류 사육농가가 있으며 38만90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들 가금농가에 대해서는 가금류 이동제한, 소독ㆍ임상검사와 차단방역이 강화된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29일까지 방역지역 내 닭이나 오리 등을 임상 검사하거나 정밀검사해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에만 출하를 허용할 방침이다. 분뇨나 왕겨 등 가금산물 반출을 금지하고 시료를 채취한 곳 일대를 매일 소독할 계획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전국 가금농가에 '철새 주의단계'도 발령했다. 가금류 농가는 철새도래지 출입 자제, 축사 내외벽 그물망 정비 등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철새 군집 지역과 가금농가 간 이동경로에 소독시설을 운영하는 등 철새도래지 차단방역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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