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가 수년 동안 광고에서 특정 표현을 지속적ㆍ반복적으로 사용해 소비자가 현저히 인식할 정도가 됐다면 상표로 등록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1일 대부업체 W사가 '단박대출'이라는 표현을 상표로 받아들여 달라며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상표출원 거절결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내 대부업계 3위로 평가되는 W사가 2011년부터 방송이나 신문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사용한 표장인 '단박대출'은 수요자 사이에 그 상표가 누구의 상품을 표시하는 표장인지가 현저하게 인식돼 식별력을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상표법은 단순히 상품의 품질ㆍ효능 등을 표현한 표장은 누구나 사용할 필요가 있어 상표로 인정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수요자 대다수에게 특정 상품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면 식별력을 취득한 상표로 인정하도록 했다.

W사는 2013년 11월 자사의 방송·신문 광고에서 2년여 동안 사용한 '단박대출' 표현으로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특허청은 해당 문구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고 누구의 업무와 관련됐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거절했다.

이에 W사는 특허심판원에 특허심판을 청구했지만, 같은 이유로 기각되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특허법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2011년부터 각종 방송 광고에서 하루 평균 290회 정도 사용되는 등 W사의 서비스표로 현저하게 인식됐다"며 특허청의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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