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올해 포트홀 사고대비 보험지급률 71% ··· 절차 복잡ㆍ신청 기피

▲ 포트홀 현상

경기도 용인에 사는 최모(53)씨는 최근 인천의 한 도로에서 새벽 운전을 하던 중 '쿵' 소리와 함께 놀라 멈춰 섰다.

움푹 팬 도로를 미처 보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간 뒤였다. 보험사에서 긴급출동한 서비스로 펑크 난 타이어를 고친 최씨는 피해 보상 방법을 알아봤지만 어디로 보상 신청을 해야 하는지조차 막막했다.

최씨는 "도로관리공단에 전화해보니 이곳 도로는 지방자치단체 관할이라고 했지만 새벽 시간이라 그런지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피해 배상 신청을 하더라도 보상금을 받으려면 6개월 넘게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냥 포기했다"고 했다.

'도로 위 폭탄'으로 불리는 포트홀(지반침하ㆍPothole)이 연간 수천 건에 달하지만, 이로 인해 사고가 나더라도 피해를 보상받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4∼2016년 인천의 도로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1만9892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4년 7115건, 2015년 6317건, 지난해 6460건으로 연평균 6630건에 달했다.

특히 집중호우가 내린 올해 8월에는 132개나 되는 포트홀이 발생, 최근 3년 새 인천에서 월 중 생긴 포트홀 가운데 가장 많았다.

매년 수천 건의 포트홀이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피해 사고도 잦지만 정작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블랙박스를 비롯한 증거 자료를 피해자가 모두 준비해 제출해야 하는 데다 도로 관리 주체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어서다.

인천의 경우 폭 20m를 넘는 도로는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20m 미만의 도로는 관할 군ㆍ구에서 각각 관리하는 등 관리 주체가 구분돼 있다.

그나마 직접적인 증거가 있으면 조사를 거친 뒤 각 지자체가 가입한 '배상책임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절차는 더욱 복잡해진다.

피해자가 직접 관할 검찰에 국가 배상 신청을 하거나, 자차 보험으로 보험금을 받은 뒤 보험사가 지자체에 구상금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배상 신청을 하더라도 배상을 받는 비율은 높지 않고 처리하는데도 수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8월 말까지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관리하는 도로(총연장 533㎞)에서 발생한 포트홀 사고 접수 건수는 31건이었지만 보험금은 22건(178만6000원)에만 지급됐다. 지난해에도 사고 접수된 64건 가운데 44건에만 보험금 436만7000원이 지급됐다.

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국가 배상 신청을 하더라도 증거 서류가 미비하거나 사고 인과 관계가 불분명하면 기각돼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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