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듯 해 보이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교훈(敎訓)이 되는 것이 사자성어(四字成語)다. 정치인은 사자성어로 소신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도 한다. 사자성어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언어(言語)다.

고사(故事)에서 유래된 성어(成語). 한자로 이루어진 명언(名言)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자 관용어인 사자성어는 우리사회의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세이프타임즈 이선욱 논설위원(고문)이 사자성어로 배우는 교훈을 연재(連載)한다. [편집자주]

[1] 泣斬馬謖(읍참마속) ☞ 소리없이 울 읍(泣), 벨 참(斬), 말 마(馬), 일어날 속(謖)

눈물을 흘리면서 마속의 목을 벤다는 뜻이다. 삼국지(三國志) 촉지(蜀誌) 마속전(馬謖傳)에 따르면 촉(蜀)나라 부장(部將) 마속(馬謖)은 가정(街亭) 싸움에서 제갈량(諸葛亮)의 명령과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싸우다가 패했다. 제갈량은 부장 마속을 과거의 공과 두터운 친분에도 불구하고, 울면서 목을 베어 전군의 본보기로 삼았다는 고사에서 비롯됐다.

'읍참마속'은 사랑하는 신하(臣下)를 법대로 처단(處斷)해 질서(秩序)를 바로잡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의명분(大義名分)을 위해 측근을 희생(犧牲)시킨다는 뜻이다.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히 법을 지켜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 비유되기도 한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저런 핑계로 지켜야 할 원칙과 명분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다. 제갈량의 엄중(嚴重)하고 추상(抽象)같은 자기 결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11일 국회에서 부결됐다. 찬성 145, 반대 145. 가결 정족수에서 딱 2표가 부족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국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 구상도 출발선으로 후퇴가 불가피하게 됐다.

야당을 향해 '무책임의 극치'라고 표현한 청와대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지지율에 가려져 있던 '여소야대의 한계'를 절감하게 됐다. 이쯤되면 문재인 대통령도 상상치도 못했던 대형사고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에게 물어야 한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국정운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 이선욱 세이프타임즈 고문ㆍ논설위원

■ 이선욱 논설위원(고문) = 세이프타임즈 최고령(76) 시민기자다. 세이프타임즈 기자스쿨을 4기로 수료한 뒤 인재개발교육원장(논설위원)을 역임하고 상임감사 겸 고문을 맡고 있다.

한국전통예절교육원장으로 200여회의 예절강의를 해 온 예학자(禮學者)다. 한국집례관연합회 회장으로 삼성ㆍ현대ㆍGSㆍSK건설 공사현장에서 800여회에 달하는 '안전기원제'를 집전(執典)했다.

한국주례연구회 회장으로 1050회 결혼식을 주관한 전문 주례사로 활약하고 있다. 내손안에 서울 시민기자를 비롯해 서울시 신체활동 리더로 성가정노인종합 복지관 강사 등으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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