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무시간 외 카톡 등 SNS 이용 업무지시 관행 개선 (PG)[제작 조혜인]

직장인 정모(33)씨는 올해 인도네시아 발리로 여름 휴가를 떠나며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서 삭제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일주일간 오롯이 휴가지 풍경만 바라보며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사실 카톡이나 SNS 앱을 휴가지에서 안 열어보면 되지만, 끊임없이 울리는 알람과 읽지 않은 메시지 표시를 그냥 내가 놔둘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며 "대신 앱을 삭제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만족스러운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수백 건씩 쏟아지는 모바일 메시지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정씨처럼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일부러 멀리하는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4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빅데이터상 스마트폰 중독 언급량은 2015년 2만9천255건에서 2016년 3만8천652건으로 늘었으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3만2천582건이나 됐다.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디지털 단식' , '인터넷 피로', '디지털 피곤' 등을 포함한 '디지털 디톡스' 관련 언급량도 증가해, 2015년 2만5천건에서 올해 8월까지 이미 2만건을 넘겼다.

사람들이 디지털 단식 선언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퇴근 후에도 메신저나 메일을 통해 이어지는 업무 지시에서 해방되기 위함이다.

지난 1월 프랑스에서 발효된 새 근로계약법은 근로자들의 접속 차단 권리를 보장해, 근무시간 외 이메일을 보내거나 받지 않을 권리를 두고 사업장과 직원이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퇴근 시간 이후 카카오톡 등 SNS 메신저를 통한 업무지시 관행을 금지하는 이른바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금지법'은 인터넷에서 크게 주목을 받으며 빅데이터 언급량이 2015년 929건에서 지난해 5천892건으로 폭증했고 올해는 3천656건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뮤직앤픽처스 바이닐팩토리에서 직원이 바이닐(LP)을 생산하고 있다. 바이닐팩토리는 국내 생산 중단된 바이닐(LP)을 3년 만에 다시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공장이다.

디지털 홍수 속 일종의 도피처가 되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도 커지고 있다.

아날로그 관련 언급량은 2015년 기준 33만4천203건을 기록했으며, 2016년 48만2천445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36만4천59건으로 아날로그 열풍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소프트는 "아날로그 열풍을 두고 디지털 피로 누적에 따른 단기적 유행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과도한 디지털 사용 측면에서 보면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은 거대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소프트는 "4차 산업 혁명과 함께 디지털 문화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디지털 디톡스를 실현하려는 사람도 점차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분석은 다음소프트가 디지털, 아날로그와 관련해 추출한 빅데이터(블로그 3억8천553만건, 트위터 83억8천69만건, 뉴스 2천579만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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