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명백한 사생활 침해" 맹비난

▲ 카를로스 테베스

러시아의 해킹그룹이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한 각국 선수들의 명단을 폭로했다.

'팬시 베어스'라는 이름의 해킹그룹은 22일(현지시간) "축구계에는 도핑이 없다는 신화를 깨주겠다"며 이 같은 자료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공개된 명단 속의 12개국 25명은 월드컵 당시 금지약물을 '치료목적사용면책'(TUE) 승인을 받거나 '사용신고서'(DOU)를 제출한 선수들이다.

카를로스 테베스(상하이 선화)와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 가브리엘 에인세 등 아르헨티나 대표 선수들은 스테로이드 성분의 베타메타손을 DOU 제출 후 사용했고, 네덜란드의 디르크 카윗은 또 다른 스테로이트제 덱사메타손을 사용했다.

이밖에 독일과 칠레,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 선수들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이 사용한 성분은 용량 등에 따라 도핑에 걸릴 수 있는 성분들이지만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에 따라 사전 승인이나 신고를 거쳤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 러시아 해킹그룹 팬시 베어스 웹사이트

팬시 베어스는 또 2015년 160명의 축구선수가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폭로를 맹비난했다.

FIFA는 성명을 내고 "팬시 베어스가 불법으로 취득한 선수들의 사적인 의료기록을 폭로한 것을 강한 어조로 규탄한다"며 "이러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이며 도핑 방지 노력도 위태롭게 한다"고 말했다.

팬시 베어스는 이전에도 WADA의 문서를 해킹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체조 4관왕인 미국 시몬 바일스와 테니스 스타 윌리엄스 자매, 영국의 사이클 선수 브래들리 위긴스 등의 치료 목적 약물 사용 기록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팬시 베어스가 러시아 선수들의 조직적인 도핑 논란에 물타기를 하기 위해 해킹과 폭로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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