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의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북한은 미사일로 괌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일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 사태의 이면에는 과학자들이 만든 첨단무기와 핵, 그리고 권력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200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가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동아시아 펴냄ㆍ9500원)를 출간했다. 이 책은 과학자이자 반전운동가로 살아온 저자가 전쟁과 과학자의 잘못된 만남을 고발하는 비판서다.

20세기 전쟁에서 과학기술과 과학자들은 권력자들에게 조력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가 개발한 독가스는 히틀러와 나치에 의해 민간인 학살에 이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3000명의 과학자가 동원됐다.

이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원자폭탄 두 기가 일본에 투하됐다. 베트남전에서는 미국이 만들었던 과학자들의 비밀조직 '제이슨'이 일조했다. 이들은 미군의 희생을 줄이고 베트남 사람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살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정부에 제공했다.

마스카와 교수는 노벨상 수상소감에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 과학기술과 과학자들의 연구가 전쟁에 사용되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이용되어온 것도 사실"이라며 "과학에 관련된 사람이라면 그것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이 출판된 의미이기도 한 말이다.

아베 정부의 개헌을 반대하는 '9조 과학자 모임'을 만든 마스카와 교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의 목소리도 높여왔다. 그는 "원전 도입은 출발점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안전을 위한 대책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이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한다. 또한 "원자력은 군사과학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저자의 문제의식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고리 1호기 폐쇄와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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