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업 부흥을 위해 일생을 바친 세계적인 육종학자 고 우장춘 박사의 유품이 영구보존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초대원장이자 우리나라 원예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우장춘 박사 유품을 국가기록원에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우 박사 유품은 △나팔꽃 조사기록장 △나팔꽃 표본 △연구노트 △일본 고서 △문화포장증을 비롯해 사진 등 713점이다.

나팔꽃을 조사한 26권에 달하는 교배기록장은 압화판 등 17종 630장에 달한다. 연구노트는 나팔꽃 등 13권, 일본 고서는 기순회잡지 등 14권이다. 문화포장증과 관련 사진 등 4종 15장이 있다. 이들 유품은 온도와 습도가 알맞게 유지되는 국가기록원에 지난 8일 전달됐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우장춘 박사 연구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4년부터 수소문 등 여러 방법으로 우박사의 장남 스나가 모토하루(須永元春)씨와 어렵게 연락했다. 일본에 있는 장남을 2년에 걸쳐 협조를 구한 끝에 유품 모두를 기증 받았다.

우박사의 유품 기증은 우리나라 원예 육종산업을 위해 헌신한 학문적 업적을 기리고 그동안 흩어져있던 우리 농업의 근간이 되는 주요 연구 자료를 한데 모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 박사는 대한민국 정부 요청으로 1950년 한국농업과학연구소장으로 부임했다. 1953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전신인 중앙원예기술원 초대원장으로 취임했다. 품종개량 연구에 전념해 자본과 기술부족으로 황폐화된 1950년대 우리나라 농업부흥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학위논문을 통해 배추와 양배추를 교배해 새로운 식물인 유채를 만들어 '종의 합성' 이론을 제시했다. 이 논문은 다윈 진화론 '종은 자연도태의 결과로 성립된다'는 내용을 수정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종이 다른 식물들의 유전적 연관관계를 정리한 '우의 삼각형'은 세계 육종학 교과서에 실리고 있다.

우 박사는 자가불화합성과 웅성불임성을 이용해 배추, 양파 등의 일대잡종을 육성하는 등 우리나라 육종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 제주 감귤, 강원도 감자 등 다양한 품종을 개량ㆍ보급해 전쟁후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농업분야의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1959년 정부로부터 문화포장을 받기도 했다. 국가기록원은 유품을 서울기록관에 보존하면서 사진으로 볼 수 있도록 국가기록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황정환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장은 "우장춘 박사의 친필 연구 자료와 결과물은 세계적인 육종학자로서의 업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물로 우리나라 육종 역사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