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위기를 맞고 있다. 5억 년 전 탄생한 흙은 생물들을 키우고 때로는 농락하면서 현재의 자연을 만들었다. 하지만 1만년도 안 된 인간으로 인해 온난화, 사막화, 열대우림 감소, 산성비, 황사, 미세먼지 등 세계적인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흙의 시간>(눌와 펴냄)의 저자인 일본 삼림종합연구소 연구원 후지미 가즈미치는 흙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얘기하면서 인간이 흙과 왜 공생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흙은 이끼와 지의류, 그리고 이들의 유해(유기물)에 모래와 점토가 퇴적되면서 탄생했다. 이후 흙에서 양치식물이 뿌리를 내렸고 그 유해가 쌓여 또다시 흙이 되면서 새로운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러자 이제는 생물이 흙을 변화시키면서 흙과 모든 생물의 공생관계가 지속된 것이다. 인간은 1만년 전 농업혁명으로 흙과 함께하기 시작했다.

초기에 인간들은 화전이나 분뇨 재활용을 통해 흙에게 양분을 주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도 자연에게 돌려주는 것은 없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은 적정량의 두 배 이상 음식을 소비하고, 서른 배 이상 에너지를 쓰고 있다. 온난화 등의 문제가 시작된 것도 필연적이다. 과다하게 투입된 질소비료, 공장과 자동차들이 배출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로 인한 산성비는 산성토양에 적응해 살아가던 침엽수조차 죽게 만들 정도로 흙을 산성화시키고 있다. 흙과 인간의 공생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흙의 과거를 되짚으면서 인간의 미래에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 만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남은 생물들의 생존전략과 척박한 토양을 극복해 온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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