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열화상 카메라 분석 결과

▲ 하늘에서 바라본 여의도 숲

여름철 폭염이 일상화한 가운데 도시 숲인 가로수와 교통섬의 나무 그늘이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의 더위를 식혀주는 천연 에어컨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열화상 카메라로 분석한 결과 교통섬 나무 그늘은 평균 4.5도, 가로수는 평균 2.3∼2.7도의 온도하강 효과를 확인했다.

교통섬 나무 그늘의 효과가 큰 것은 잎이 많은 키 큰 나무가 증산작용을 활발히 해 기온을 낮추고, 직사광선을 직접 차단하는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 여의도 숲 조성 전인 1996년과 2015년의 표면 온도 변화를 비교한 결과 조성 이후의 표면 온도가 주변에 비해 낮아지는 효과도 관측됐다.

▲ 여의도공원 조성 전 후 표면온도 변화

1996년 여의도 숲이 조성되기 전의 광장은 주변보다 표면 온도가 평균 2.5도 높았지만, 숲 조성 후인 2015년 표면 온도는 오히려 주변보다 평균 0.9도 낮았다.

여의도 숲처럼 잘 조성된 대규모 도시 숲은 점차 심각해지는 도시 열섬을 환경친화적으로 줄일 수 있는 훌륭한 대책이라고 산림과학원은 설명했다.

도시 숲은 출근길이나 등하굣길 등 생활공간에서 나무 그늘을 제공해 보행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이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도를 높이려면 가로수, 교통섬 등 더 많은 도시 숲 조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경하 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장은 "나무 한 그루는 증산 효과와 그늘 효과로 태양의 복사에너지로 인한 기온 상승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복층 가로수나 가로수 터널 숲 등 기존 가로수를 보완·확대해 생활공간에서 시민에게 폭염 피난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림생태연구과 박찬열 박사는 "가로수 밑에 단순히 관목이나 초본을 심는 것만으로도 맨땅보다는 나무그늘 효과를 몇 배 높일 수 있다"며 "2열, 3열 가로수와 수림대 등 복층 가로수를 조성하는 적극적인 도시 숲 정책추진과 함께 가로수가 도시계획의 부속물이 아니라, 미세먼지와 폭염의 피해를 줄이는 도시의 허파와 같은 기반시설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심과 외곽 도시 숲을 연결하는 가로수는 '바람길 숲'을 형성해 찬바람을 도심으로 공급할 수 있는 만큼 도시 열섬 완화를 위해 '도시 바람길 숲'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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