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지도부 "이달 휴회전에는 안 다룰 것, 다른 안건으로 넘어가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연방상원이 오는 14일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ㆍACA)를 폐지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결국 물거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 상원에서 오바마케어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3건의 법안이 연달아 부결된 후에도 '1호 공약' 실현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지 않고서는 워싱턴DC를 떠날 생각조차 하지 말라며 압박했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다.

상반된 이유로 반대하는 당내 강경파와 중도파를 동시에 만족하게 할 '묘안'이 없다는 게 지도부의 판단이다.

오바마케어의 핵심 중 하나인 저소득층 의료보장 프로그램 '메디케이드'를 놓고 강경파는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하지만, 중도파는 '유지 또는 더욱 확대'하자며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즉, 두 진영 중 어느 한쪽의 요구를 반영하면 나머지 한쪽에서 반발하는 상황이 석 달 넘게 지금까지 되풀이됐다.

상원 의석(총 100석) 분포상 공화당(52석)에서 3명 이상 이탈하면 법안이 부결되는 상황에서, 강경·중도 양 진영에는 각각 4~5명의 의원이 포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간의 절충점 합의 없이 수정안을 내더라도 또 부결될 게 뻔한 상황이다.

당 지도부가 이제 더는 오바마케어 폐지에만 매달릴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미 언론은 1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상원 '2인자'인 존 코닌(텍사스) 의원이 여름 휴회기까지 남은 2주 안에 상원에서 오바마케어 관련 표결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코닌 의원은 "다음 (과제)은 인준 문제로,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교착을 푸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 "그것이 앞으로의 2주를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의 로이 블런트(미주리) 의원도 "의견일치가 돼야 건강보험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표결에서 승리하는 안건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핵 옵션'을 동원해서라도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차단하고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 역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상원 원내사령탑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원내대표의 대변인은 "원내대표의 생각이 바뀌었다면 그가 이미 말을 했을 것"이라며 입장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5월 기자들에게 "핵 옵션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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