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카타르 사태' 강 건너 불구경 할 때 아니다
[시론] '카타르 사태' 강 건너 불구경 할 때 아니다
  • 전대훈 전문위원ㆍ공인회계사
  • 승인 2017.08.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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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지역 긴장감이 일촉즉발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아랍 4개국'이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대상은 카타르. 이들 국가는 카타르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지원이나 '테러리즘'에 연관됐다는 이유로 '단교조치'를 단행했다.

아랍 4개국이 주변 국가에 동참을 호소하면서 파장은 더 확대되고 있다. 예멘, 몰디브, 리비야 등 6개국도 국교 단절 행렬에 합류했다. UAE는 단교가 발표되자 카타르 국민들에게 'UAE를 떠나라'고 공표했다. 자국민의 카타르 여행금지령도 내렸다. 4개국은 카타르로 가는 모든 루트와 관련된 금융도 거의 차단한 상태다.

단교조치는 카타르가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협약을 준수하지 않은 '갈등'과 연관돼 있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 12월 시작된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의 반정부 시위와 혁명(아랍의 봄) 사태 후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입장을 보인 것과 무관치 않다.

두 나라의 '불신의 골'이 곪아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카타르를 길들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유럽국가와 경제개방을 발판으로 세력확장을 시도하려는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말도 나온다.

▲ 전대훈 공인회계사ㆍ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완충장치 없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쿠웨이트와 오만은 중립적인 입장이다. 중재자 역할을 하며 물밑정치도 벌이고 있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으로 극단적인 상황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GCC는 1981년 걸프만 주변에서 발생한 정치적 불안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ㆍUAEㆍ카타르ㆍ오만ㆍ바레인 등 6개국 정상이 결성한 단체다)

카타르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아랍 4개국'이 외교복원을 위해 13가지 조건을 제시했지만,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권 침해로 인한 부적절한 조치'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도 준비하고 있다. 과거 카타르가 대외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고를 원만히 수용한 것과 사뭇 다른 태도다. 이는 카타르가 GCC 회원국으로서 협력하지 않고, 오히려 중동지역 연합을 허물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시장의 영향이 크지 않은 것도 카타르가 강경모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교조치 후 카타르 주식시장은 10%(15조원)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6%선까지 회복됐다. 카타르 주요 수입원인 LNG 수출도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초반 사재기 현상도 줄어 안정화되고 있다.

단교조치가 카타르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카타르 정부가 그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의견대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방증이다. 단교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다수가 수니파인 이슬람국가로 GCC 회원국이기는 하지만, 서로의 입장은 다르다. 카타르는 단순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말만 따르는 GCC회원국으로만 남지 않고 할 말은 하면서 주변여건을 활용,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낮은 유가와 이란의 세력확장을 억제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견제정책, 유럽의 이슬람에 대한 반감, 중동지역의 반정부단체의 확산 등 부정적 요인들이 GCC 회원국과 중동 국가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존심을 살리면서 카타르의 입장도 존중할 수 있는 해결안이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준비 등 단교사태로 인해 큰 차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단교사태가 장기화 되면 심각한 경제ㆍ정치적 난관이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카타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는 적시에 원자재를 조달받지 못해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물류ㆍ인건비는 물론 간접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금융제재로 카타르 외환보유고 감소도 예상된다. 카타르 정부의 부채도 증가할 수 있다. 카타르는 GCC 회원국 중에서 공사채권 회수가 쉽지 않은 국가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미 악명이 높다.

돈이 말라가면서 카타르 정부가 단교사태로 발생될 추가 공사비용과 공사기간 지연 책임, 공사대금 지급지연 책임 등을 건설사에 전가 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간의 외교적 마찰은 결국 외국기업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위험이다. 피할 수 없는 위험이라면 최소화 방안이 필요하다.

두바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필자가 볼 때 '중동 비즈니스'는 쉽지가 않다. 단교사태로 인한 위험을 제대로 파악해 대처하지 않으면 뜨거운 사막에서 고생만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단교사태로 현지 한국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중동지역에서 사업을 계획하거나 사업을 진행 중인 한국기업들은 지속적인 관심과 세밀한 준비가 필요한 때다.

■ 전대훈 공인회계사 =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로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중동 파견 근무를 통해 중동 현지의 경제 상황과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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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비지니스 2017-08-03 21:39:44
중동지역에 대한 기사가 귀한 편인데 현장감 있는 이야기네요.

eugene 2017-08-03 15:11:38
중동의 동향을 잘 해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동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이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