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3명ㆍ이재민 536명 ··· 하천 범람 곳곳 피해 속출

▲ 16일 충북 괴산지역에 내린 폭우로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충북 청주 지역에 22년만에 290㎜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536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244가구, 농경지 4215㏊가 침수됐다. 3만700마리의 닭도 폐사했다.

16일 시간당 최고 91.8㎜의 '물폭탄'이 쏟아진 충북 청주지역은 주택과 도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단수ㆍ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새벽부터 290.2㎜의 폭우가 내리면서 청주의 젖줄인 미호천과 무심천은 범람 위기까지 내몰렸다.

▲ 16일 충북 괴산지역에 내린 폭우로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청주기상청은 "강수량은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이라며 "1995년 8월 25일 293㎜가 내린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라고 발표했다.

미호천과 무심천은 범람 위기까지 몰렸다. 청주 시내를 가로 지르는 무심천도 한때 범람 위험 수위인 4.4m까지 물이 차 올랐다.

무심천 주변 주민들은 하루종일 불안에 떨었다. 가경동 석남천과 증평 삼기천이 각각 100m 유실되는 등 청주와 증평, 진천, 보은의 6개 하천 3.23㎞가 유실됐다.

석남천 범람으로 가경천 일대 상수도관까지 파열돼 가경ㆍ복대ㆍ강서동 일대 6만1000 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 16일 충북 증평 지역에 내린 폭우로 상가 건물 앞 제방이 무너져 내렸다. 김동욱 기자

괴산댐 수위가 최고수위(137.65m) 턱밑인 137.35m까지 차 올라 주민 54명은 칠성중과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충북선 선로도 침수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15분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34개 도로 침수로 차량 운행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폭우로 청주 사직ㆍ지북동과 미원ㆍ낭성면 일대 배전선로가 고장으로 한때 정전이 되기도 했다.

다행히 폭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호우경보는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다. 무심천과 미호천도 수위가 점차 내려가면서 한숨 돌렸다.

▲ 16일 충북 증평 지역에 내린 폭우로 하천변에 주차된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김동욱 기자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산비탈이 무너져 내리면서 청주시 낭성면 이목리 한 주택을 덮쳐 8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미원면 옥화리 한 주택 인근 이모(58ㆍ여)씨도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보은군 산외면 동화리에서는 논에서 물꼬를 손보던 김모(79)씨가 실종됐다.

보은군 내북면 봉황리 하천도 범람하면서 승용차가 고립돼 119구조대가 운전자 등 2명을 구조했다. 도 소방본부는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한 펜션에 고립된 100여명 가운데 일부를 산으로 대피시킨 뒤 헬기를 이용해 구조했다.

536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청주 오송읍 호계리 하천 둑이 터지면서 55가구 115명은 인근 공장 강당으로 대피했다. 청주 영운동 주민 20명도 주택 침수로 인근 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 16일 충북 오창지역에 내린 폭우로 논둑이 터지면서 물이 쏟아 지고 있다. 오건호 전문위원

청주 용암동의 아파트 단지 앞 소하천이 범람, 도로로 물이 넘쳤다. 청주 명암동 명암저수지도 위험 수위에 육박한 가운데 지대가 낮은 인접 명암타워 1층이 한때 침수됐다.

청주 211가구, 증평 22가구, 음성 6가구, 괴산ㆍ진천 각 2가구, 충주 1가구 등  244가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경지 4215㏊는 물과 토사에 묻혔다. 벼 3691㏊, 시설작물 426㏊, 인삼 13㏊ 등이 피해를 입었다.

축산농가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14개 축사의 닭 3만7000마리가 폐사하는 등 축사 45동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 16일 내린 기습 폭우로 충북 오창의 하천이 범람 위기에 처해 있다. 오건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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