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늘고 양철 식용유 통에 스티로폼까지

지난 6일 대만 지진으로 붕괴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건물 벽 안에서 양철 깡통이 다량 발견돼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대만 빈과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붕괴한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의 벽에서 양철 식용유통과 스티로폼이 잇따라 발견됐다.

일부 건물 기둥의 중심에는 스티로폼이 들어가 있으며 주변 철근도 매우 가늘어 기준치에 미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구조대원들도 시공 방법이 이상해 보인다면서 부실공사를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관진룽 빌딩을 제외한 인근 다른 건물들이 붕괴하지 않은 점도 웨이관진룽의 부실시공 의혹을 키우고 있다.

인근 부동산 업자는 22년 전 웨이관진룽 빌딩이 건축 중일 때 건설사 웨이관건설에 재무 위기가 발생했고 이 건물이 가까스로 완공됐다고 말했다.

이 부동산 업자는 그동안 건물 누수와 엘리베이터 잡음 등 문제가 상당수 발생했다며 주변 건물보다 싸지만, 지난 2년간 한 채만 거래됐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AFP통신에 "최근 몇년 간 몇 차례 지진 때 건물 벽에 금이 가고 타일이 떨어져 주민들이 항의했다"며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건물업자가 범죄혐의로 기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타이난 검찰은 9일 웨이관건설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부실공사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라이칭더(賴淸德) 타이난 시장은 사법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며 건설업자가 법을 위반했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웨이관건설이 이미 파산해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론이 전했다.주상복합건물인 웨이관진룽 빌딩은 16∼17층 건물 4개 동으로 이뤄졌으며 지진 발생 직후 차례로 붕괴됐다.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41명 가운데 39명이 웨이관진룽에 있다가 희생됐으며 붕괴한 건물 안에 109명이 갇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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