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이슈분석 <14>

지난해 미국 뉴저지의 한 식당에서는 밤새 화재진압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아침식사를 하러 온 소방대원들의 식사비를 그 식당의 웨이트리스가 대신 계산해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소방대원들은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요청했고, 계산서에는 소방대원들이 지불해야 하는 금액 대신 웨이트리스가 정성스럽게 적은 아래의 메모만이 남아 있었다.

“오늘 아침식사는 제가 살게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모든 사람들이 도망쳐 나오는 곳으로 뛰어 들어가는 등 당신들이 해 준 모든 일에 대해 감사해요. 당신의 역할이 무엇이든, 당신은 용감하고 강인합니다. 매일 용기 있게 행동해줘서 고맙습니다. 당신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당신들의 용기에 자극받습니다. 당신들은 이 시대의 모범이니까요. 조금 쉬셔도 됩니다” (필자 의역)

참으로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여기 또 다른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캔자스 주의 한 도시에서 고장으로 도로 옆에 세워진 소방차 옆으로 한 차량이 멈춰 선다. 곧이어 한 쌍의 커플이 자동차에서 내리면서 소방차 옆에 서 있는 소방대원에게 혹시 자신들이 도울 일이 있는지를 묻는다.

곧 소방서에서 도와 줄 사람들이 올 거라고 설명하며 괜찮다는 말에 그 커플은 자동차를 운전해 현장을 떠났으나, 몇 분후 다시 돌아와서는 땀범벅이 된 소방대원에게 시원한 음료 2병과 얼음이 담긴 큰 컵을 건네주었다.

이렇듯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수고하는 소방대원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존경의 대상이다.

이웃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선한 일을 하는 소방대원을 향한 특별한 관심은 주위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줄 뿐만 아니라, 소방대원들에게는 왜 이 일을 선택했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해답을 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소방대원들을 위한 특별한 관심을 요소요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일례로 많은 주에서는 실제로 사용이 가능한 소방대원만을 위한 특별한 자동차번호판을 발급하고 있다. 자동차번호판에는 소방대원(Professional Firefighter)이란 문구와 멋진 화재진압 장면이 담긴 사진을 넣어주기도 한다.

또한 많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자신의 폐차를 소방대원들의 훈련을 위해 기증하며, 심지어 대형 항공사는 노후된 항공기를 소방서에 기증해 소방대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부러운 점은 이런 선한 기부행위에 대해서 정부가 세금감면 혜택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통해서 선한 기부자와 소방대원의 자부심을 동시에 세워 준다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이 세워준 자부심은 곧바로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용되는 그야말로 ‘안전의 나비효과’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13년 한 의류업체는 자신들의 점포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느라 수고해준 소방관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매년 할인행사를 전국 매장에서 이어가고 있으며, 한 피자업체는 ‘영웅의 날’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방관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피자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 온라인 여행업체는 현장에서 매순간 긴장해야 하는 소방관들의 힐링여행을 위한 할인상품을 내놓았으며, 한 타악기 퍼포먼스 팀은 소방관들이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소방관들을 위한 가슴 훈훈한 관심과 배려는 많은 소방관들에게 훌륭한 에너지원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사항도 있다. 미국에서 소방대원들은 휴대폰, 선글라스, 극장, 공원, 호텔, 휴양지 등에서 다양한 할인혜택을 받고 있지만, 혹시라도 특별할인 혜택이 공무를 집행할 때 해당 업체에 대한 편의로 연결되거나 비리행위에 연루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에서는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소방관들에게 병원에서 제공한 ‘무료커피’가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 소방 또한 증가하고 있는 국민들의 특별한 관심이 왜곡되지 않도록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어느 정도 상식선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이건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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