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쥐 배설물이 매개체 ··· 매년 400∼500명 감염 7∼8명 사망하는 법정전염병

▲ 들쥐 매개 감염병 주의 ··· 봄·여름철 증가세

사망률이 최고 15%에 달하는 '신증후군 출혈열'의 봄·여름철 발생률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열, 신부전, 출혈 등을 유발하는 이 전염병은 '유행성 출혈열'로도 불리는데, 가을에서 초겨울에 주로 발생한다. 들쥐 등 설치류가 옮기는 탓에 농작물 추수철이 '요주의 기간'인 것이다.

감염자 수는 해마다 들쭉날쭉하지만, 최근 가을·초겨울 발생 비율이 떨어진 반면 봄·여름철 발생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등산이나 캠핑 등 야외활동을 하는 주민들이 많아진 탓인데 농업 종사자에 그쳤던 사전 예방을 일반인들로 확대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유행성 출혈열은 들쥐가 옮기는 한타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2013년 무려 527명이 감염됐다가 2014년 344명으로 감소하는 듯했으나 2015년 384명으로 다시 증가했고, 지난해 575명이 이 전염병에 걸렸다.

올해도 1∼5월 143명이 유행성 출혈열에 걸렸다.

감염자가 부쩍 늘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규모다. 작년에는 575명의 유행성 출혈열 감염자 중 19.8%, 114명이 1∼5월에 걸렸는데, 올해는 이보다 많았다.

▲ 들쥐 매개 전염병

무더위가 봄철부터 이어지면서 발생 건수 역시 부쩍 증가한 셈인데 올해에는 감염자 수가 최근 5년 새 가장 많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시기별 발생 비율을 보면 10∼12월 감염자 수는 두드러지게 많다.

527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던 2013년의 경우 10∼12월 감염자 비율이 무려 67.6%에 달했다. 다음이 6∼9월 19.5%, 1∼5월 12.9% 순이었다.

그러나 이런 비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하고 있다.

10∼12월 감염자 비율이 2013년 67.6%에 달했으나 2014년 64%, 2015년 61.2%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54.6%로 하락했다.

반면 6∼9월 발생률은 같은 기간 19.5%에서 20.1%, 20.8%, 25.6%로 상승했고 1∼5월 역시 12.9%, 16%, 18%, 19.8%로 증가세를 보였다.

충북대 수의학과 강신영 교수는 "유행성 출혈열의 숙주가 들쥐라는 점에서 추수철인 가을에 감염자가 많았으나 등산이나 캠핑 등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봄·여름철 발생률이 상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온 상승이 봄·여름철 유행성 출혈열 확산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 전염병 숙주인 들쥐

서울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달 평균기온은 19.5도로, 2013년 18.2도에 비해 무려 1.3도 높았다.

들쥐가 겨울철에도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지만 봄·여름 무더위 속에 왕성한 먹이 활동을 하면서 배설물을 통한 한타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유행성 출혈열은 보통 2∼3주의 잠복기 동안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급성 발열·출혈, 요통, 신부전 등으로 악화하는데, 정부는 고위험군인 농업종사자·군인 등 12만명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감염자 사망 규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2012년 8명, 2013년 7명이었던 사망자 수는 2015년에도 여전히 7명이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들쥐 배설물에 의한 간접 접촉으로 감염되는 만큼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몸을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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