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새 비만ㆍ저체중 위험도 각 1.7배, 2.3배 동반 상승

20∼30대 젊은 여성들의 체형이 비만과 저체중으로 갈수록 양극화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반적인 비만 추세 속에서도 마른 여성들은 오히려 더 날씬해지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박혜순 교수, 임지선 전문의)은 1998년부터 2012년까지 5차례에 걸쳐 이뤄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39세 젊은 성인 1만9천218명 (남 8천366명, 여 1만852명)을 대상으로 저체중, 비만, 복부비만 유병률과 그와 연관된 생활습관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비만 연구와 임상진료'(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조사 기간인 14년 동안 국내 젊은 여성의 체형이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이 모두 늘어가는 양상으로 변화했다는 점이다.

1998년에 실시한 1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이 연령대 여성의 저체중 유병률은 8.8%에 그쳤지만 이후 2기 11.7%, 3기 10.3%, 4기 12.4%, 5기 14.0%로 증가했다. 비만 유병률 역시 1기 1.9%, 2기 2.0%, 3기 2.7%, 4기 3.0%, 5기 4.3%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졌다.

연구팀은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19∼39세 젊은 여성의 저체중, 비만 위험도가 14년 새 각각 1.7배, 2.3배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남성은 비만과 복부비만 유병률이 1기 조사 때만 해도 2.3%, 14.4%에 머물렀지만 5기 조사에서는 각각 6.6%, 21.1%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저체중 비율은 1기 4.5%에서 5기 3.2%로 여성과 달리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이런 추세가 식생활습관과 연관이 큰 것으로 봤다.

실제 비만과 복부비만 유병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남성의 경우 에너지를 과다 섭취하는 비율이 1기 27.6%에서 5기 35.1%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이런 비율이 1기 25.8%에서 5기 19.8%로 감소했다.

운동 부족과 고위험 음주 비율은 남녀 모두에서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수면 부족은 남성에서만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젊은 성인의 비만이 노인의 경우보다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혜순 교수는 "젊은 성인의 비만은 부교감신경이 저하되고 교감신경이 항진되는 자율신경기능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혈압과 심박수가 상승하면서 결과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정상 체중일지라도 복부비만 상태에서는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고, 특히 장기간의 비만과 복부비만은 중년에서 동맥경화증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임지선 전임의는 "젊은 여성들은 더욱 날씬해지기 위해 비만이 아닌데도 체중을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면서 "하지만 저체중은 골밀도 감소, 면역력 감소, 질병과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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