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버ㆍ비트코인 이용한 꿀밤ㆍAVSNOOP 운영자 검거

국내 음란물 사이트 원조 격인 '소라넷'이 폐쇄된 이후에도 제2, 제3의 소라넷으로 불리는 대형 음란물 사이트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이용한 금전 거래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며 독버섯 처럼 번지고 있다.

2015년 말 경찰은 회원 100만명 가량인 국내 최대 규모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소라넷은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문 연 사이트다.

초기에는 음담패설이나 노출 사진을 주고받는 수준이었지만 2003년 음란포털 '소라넷'으로 확대 개편한 뒤 회원이 100만명까지 불어났다.

소라넷에는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몰카(몰래카메라)', 헤어진 연인에게 앙심을 품고 유포한 성관계 동영상인 '복수 음란물(revenge porno)', 원조교제, 불륜, 스와핑, 집단 성행위 등이 담긴 영상까지 마구잡이로 게재됐다.

경찰은 끈질긴 수사로 소라넷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잇달아 적발하고, 지난해 4월 핵심 해외 서버인 네덜란드 서버를 압수수색해 폐쇄했다. 현재는 해외에 머무르는 운영자를 뒤쫓고 있으며 핵심 서버 폐쇄 후 소라넷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

하지만 제2ㆍ3의 소라넷이라 불릴 만한 대형 음란물 사이트가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올해 초 소라넷 이후 최대 규모로 일컬어진 음란물 사이트 '꿀밤'을 운영한 현직 법무사와 IT회사 프로그래머 등 운영진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2013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일본 성인물, 음란 사진ㆍ웹툰 등 4만건의 음란물을 올린뒤 성매매업소 등의 광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꿀밤의 하루 접속자는 50만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들어서는 회원 121만명 규모의 음란물 사이트 'AVSNOOP' 운영자와 광고 의뢰인 등도 검거됐다.

2013년 말부터 최근까지 운영된 AVSNOOP 회원들은 자신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 성인 음란물, 유흥업소 정보, 성인용품 몰, 성인방송, 심지어는 아동ㆍ청소년 음란물까지 경쟁적으로 업로드했다. AVSNOOP에 게재된 음란물은 46만건, 하루 방문자는 12만명에 달했다.

두 사이트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금전 거래시에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이용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꿀밤이나 AVSNOOP보다 규모는 작지만, 유사한 음란물 사이트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추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성매매ㆍ음란정보 시정요구 현황에 따르면 2014년 4만9737건, 2015년 5695건, 지난해 8만1898건이다. 이 가운데 '접속차단', 즉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물 사이트(성매매ㆍ음란정보) 적발이 크게 늘었다.

접속차단은 2014년 3만7817건(76%), 2015년 3만7391건(73.7%)이었다가 지난해 7만3342건(89.5%)으로 급증했다. 시정된 정보 10건 거운데 9건이 접속차단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물 사이트가 워낙 많은 데다 '텀블러'(Tumblr) 등 블로그, SNS에서도 음란물이 넘쳐나 접속차단이 크게 증가했다"며 "국내 사이트는 이용을 해지하거나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지만 해외 사이트는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밖에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소라넷 폐쇄 이후 음란물 사이트의 근절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사이버 범죄 적발을 위한 특별단속을 연 1회 실시하는데, 지난해에는 11월부터 두 달간 음란물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바 있다.

최근 대형 음란물 사이트가 잇따라 적발된 것도 집중 단속의 힘이 컸다. 사이버 경찰관을 동원해 상시 모니터링도 계속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사이버 명예 경찰 '누리캅스'와 모니터링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818명의 누리캅스가 17만건이 넘는 불법ㆍ유해 정보를 신고했다. 일부는 실제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비트코인을 사용하며, 회원 위주의 폐쇄적 운영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방심위 등 관계기관, 민간과 힘을 합쳐 상시 단속체계를 가동, 음란물 사이트를 적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