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었더니 더 안 좋아졌다'는 말은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문제는 책을 읽는 방식입니다. 1년이 52주인데,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으면 1년에 50권 정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리(文理)가 트였다'는 말을 들으려면 고전(古典)과 같이 좋은 책을 최소한 2∼300권 정도는 읽어야 합니다. 이를 시간으로 계산해보면 매주 한 권씩 읽어도 4∼6년이 걸립니다. 그러면 중ㆍ고등학교 6년이 다 지나갑니다.

제가 앞의 글에서 문리가 트이는 책의 분량을 3∼500권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주로 일반인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소설가와 같은 전문 독서가의 경우 200여권을 읽고 났더니 그제야 글이 좀 보였다고 합니다. 미국에 있는 대학 중에는 학부동안 따로 전공을 정하지 않고 고전만 200여권 읽게 하고 졸업시키는 학부 중심대학도 있습니다.

이처럼 읽는 책의 종류에 따라 문리가 트이는 정도가 약간 다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3∼500권, 전문 독서가와 같은 독서를 할 경우 2∼300권 정도가 문리가 트이는 책 읽기의 분량이 됩니다. 

▲정이신 논설위원ㆍ목사

어떤 경우이든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 이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책 같으면서도, 책 같지 않은 책'을 읽는 것입니다. 이런 종류(類)의 책이 바로 '수능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기출문제'입니다.

대학입학을 위한 수능시험과 모의고사에 나오는 비문학 지문은 몇 개의 주제를 다룹니다(인문, 사회, 경제, 과학, 기술, 예술, 철학, 언어 등). 그리고 이 주제 안에서도 다양한 변용이 이뤄집니다.

따라서 일부 주제를 다룬 책이나 특정한 장르(genre)의 책만 많이 읽는 것보다 이것을 읽고 분석하는 것이 수능을 대비한 독서로써는 효과가 조금 높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다룬 글들을 제한된 시간 안에 읽어내기 위한 독서를 '전략적인 책 읽기'라고 하는데, 이는 제가 지어낸 말로써 그다지 좋은 말은 아닙니다. 책이 좋아서 읽어야지 전략적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먼저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이런 현실이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전략적인 책 읽기는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수능용 국어 문제에 나오는 지문을 읽는 대상으로 합니다. 수능용 국어 문제에 나오는 글을 문학글과 비문학글로 구분해 요약 정리하면서 지독(遲讀)으로 읽어 보십시오.

수능용 국어 지문은 시험을 치르기 위해 원래 그 글이 실린 책에서 일부분을 발췌해 구성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만들어진 지문을 앞에서 소개한 읽기 방식으로, 요약한 글을 쓰며 읽으면 효과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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