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써야 합니다. 쓰지 않으면 책을 읽는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그럼 무엇을 써야 할까요. 흔히 말하는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을 쓴 글이라는 '독서 후 감상문(일명 독후감)'을 써야 할까요. 그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먼저는 책의 줄거리를 정확하게 요약하는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어떤 대상을 일정 비율로 축소시킨다고 했을 때 각 부분별 비율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을 축소시켜 그린다고 했을 때 머리는 본래 크기 그대로 그리고, 손발만 축소시켜서 그리면 이상해집니다. 머리와 손발의 비율을 맞춰서 축소시켜 그리는 것이 좋습니다.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독후감은 자신이 받은 감상을 주로 쓰는 글쓰기이지만, 줄거리 요약은 내가 받은 감상을 주로 쓰는 글쓰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책의 내용을 중요도와 구성 비율별로 감안해서 쓰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문학작품은 '내가 그 글을 어떻게 읽었느냐'가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학작품 이 외의 글들은 내가 그 글을 어떻게 읽었느냐가 아니라, 그 글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글쓴이가 그런 표현을 통해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200쪽이 넘는 책을 읽었다면, 처음에는 책의 20분 1∼10분1의 분량으로 요약해 보십시오. 요약하는 글의 분량은 짧은 글은 4분1∼3분1 분량으로, 그 외의 글은 20분1∼10분1 수준으로 요약하면 됩니다. 차츰 실력이 좋아지면 글을 요약하는 분량을 조절하십시오.

▲정이신 세이프타임즈 논설위원ㆍ목사

글을 전체적으로 요약하려면 책의 서문이나 차례, 후기 등을 읽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책을 읽을 때 반드시 차례(혹은 목차)를 읽는 습관입니다.

책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차례를 보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내가 공부를 하고 있는 과목의 전체적인 구성이 어떻게 돼 있는지 알기 쉽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까지 배워야 하는 범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배우는 과목을 어느 내용까지 배워야 하는지 잘 모르고 배웁니다. 이 범위를 알고 배우면 해당 과목을 훨씬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 수학을 선행학습하라고 부추기는 것은 수학이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익혀야 하는 범위가 설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영어와 국어의 경우는 어떨까요. 영어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익혀야 하는 단어의 양이 어느 정도일까요. 국어의 경우 무조건 책만 많이 읽으면 될까요. 고등학교 3학년까지 나오는 국문법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이것을 미리 알고 준비를 하는 것과 무조건 준비를 하는 것은 다릅니다. 책의 서문과 차례를 읽는 훈련은 이를 위해 필요합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