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어릴 때부터 읽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는 책을 잘 읽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자기가 알아서 책을 읽어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고 텔레비전이나 게임만 즐겨하려고 할 뿐 책은 잘 읽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좋은 독서법이 '낭독(朗讀)'입니다. 

낭독을 권하기에 앞서 먼저 학부모가 어린 아이들(초등학생)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초등학생 때에는 좋은 책을 몇 권 골라 이 책을 묵독(黙讀)하게 하지 말고, 소리 내어 읽게 하십시오.

소리를 내어 책을 읽다보면 책의 구절들이 머리에 저장되기 싶습니다. 책을 읽는 효용성 중의 하나가 어디서 읽었던 내용이 자신이 처한 어떤 상황에서 떠올라 '아, 그게 바로 이것이었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것입니다. 아무리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일지라도 이런 경험이 생기면 책 읽는 것을 무작정 싫어하지 않고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 정이신 논설위원ㆍ목사

낭독할 때는 가끔 동시집(童詩集)을 읽게 하십시오. 초등학생 때 동시를 제대로 읽어두지 않고 중학교에 가서 갑자기 어른들이 쓴 시를 읽게 되기에, 고등학교에 갔을 때는 국어시간에 접하는 현대시가 아예 난공불락의 성이 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책만 낭독시킬 수는 없습니다. 너무 책만 소리 내어 읽으라고 하면 역효과가 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대사 받아쓰기'입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드라마나 만화영화를 그대로 보게 하지 말고 등장인물의 대사를 몇 구절이라도 듣고 적게 하십시오. 아니면 주인공의 대사 중에 마음에 드는 구절을 10구절 이상 쓰게 하십시오. 당연히 텔레비전만 보려고 하지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받아쓰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당근입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드라마나 만화영화의 대사를 받아쓰면 보상을 어떻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텔레비전을 비평하면서 보게 하십시오.

게임에 빠져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에서 요구하는 단순 손동작에 함몰되지 않도록 게임의 스토리를 쓰라고 하시고, 만약 게임의 스토리를 쓰지 않으면 게임을 일정 시간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게임 비평을 하도록 유도하십시오.

아이들이 게임 판매원이 돼 직접 부모에게 게임의 특징을 설명하는 홍보 전단지를 만들어 보라고 하거나 게임의 특성을 설명하는 설명서를 써보라고 해도 됩니다. 현대는 시각이 많은 것을 지배하고 있는 비주얼 사회(visual society)입니다.

시각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면을 처음부터 아예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면 책과 글쓰기를 통해 이를 비평 보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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