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용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책에 관련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으면 꼭 고정적으로 하나를 보십시오. 예전에는 KBS1 채널에서 '책 읽는 프로그램'을 방영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이 이게 없어졌습니다. 늘 아쉽습니다.

대학입시용 논술을 준비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문해력(文解力) 향상을 꾀하려는 학생들은 텔레비전에서 토론이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나올 경우 패널(panel)들의 토론이나 방영 내용을 시청한 후 먼저 '주제(논제ㆍ말하는 이의 주장ㆍ방영 의도)'가 무엇인지 찾아보시고, 이어서 '논리전개방식(토론자가 자기의 주장을 펼친 방식ㆍ프로그램 구성 방식)'과 '주제에 대한 반론(토론자의 주장 혹은 방영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십시오.

소설을 읽을 때는 고전소설이든 현대소설이든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십시오. 소설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구성돼 있기에 비문학글처럼 '서론-본론-결론'으로 정리하기 힘듭니다.

첫째, 소설 내용 중 자기 마음에 드는 구절을 쓰고, 그 구절이 자기 마음에 드는 이유를 쓰십시오. 그냥 어떤 구절이 마음에 든다고 하면 안 됩니다. 구체적으로 그것이 왜 마음에 들었는지 써야 합니다.

둘째, 소설에서 다루는 갈등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갈등을 통해 소설이 말하려는 것과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쓰십시오. 모든 소설에는 갈등이 있고, 갈등을 통해 소설은 무슨 말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갈등인지, 그 갈등을 통해 소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야 합니다.

정이신 논설위원ㆍ목사

셋째, 소설 내용 중에 마음에 드는 문장을 자신의 상황, 자기소개서에 쓸 이야기 등에 맞춰 자기식 표현 혹은 자기표현으로 바꾸어 보십시오. 책을 읽는 목적에는 자기 논증을 확장 및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포함돼 있습니다. 책을 읽은 후 서평(書評)을 쓸 줄 알아야 자기 논증이 나오는데, 자기 논증이 나오게 하려면 반드시 이 과정이 필요합니다.

넷째, 소설이 처음 발표된 시기, 그 소설을 처음 읽은 독자들의 반응을 염두에 두고 첫 출간 당시의 반응과 오늘날 독자들의 반응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십시오. 동일한 소설일지라도 어느 시대 누가 읽었느냐에 따라 반응이 다릅니다. 소설을 읽은 다른 사람이 그 소설을 읽은 후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작가의 어떤 경험,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고 그 소설을 썼는지 알아보십시오. 작가가 그냥 할 일이 없어서 소설을 쓴 게 아니라면 작가도 분명히 소설을 통해 뭔가 말하려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꼭 정리해 보십시오.

신문의 경우 매주 토요일마다 거의 모든 신문에 신간서적을 소개를 하는 서평이 별도의 섹션으로 나옵니다. 매주 신문에 나오는 신간서적 소개와 서평 섹션을 읽고 이 중에서 서평 기사를 서너 개 골라 신문에 소개된 내용을 1/3∼1/4분량으로 요약해 보십시오. 몇 개월 또는 1년 이상 이렇게 하면 꽤 좋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대학 입시지도를 지금도 하고 있는데, 지금은 "○○의 강사"라는 하회탈을 벗고 예수님께서 빌려주신 옷을 입고, 대안학교에 오는 북향민과 청소년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저의 생(生)에 주어진 길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공교육(公敎育)이 앞장서고 사교육(私敎育)이 이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거꾸로 사교육이 앞장서고 공교육이 이를 따르는 것은 절대 아름다운, 또는 안전한 교육환경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공교육을 포기하면 가진 사람들보다 절대적으로 더 많은, 덜 가진 사람들이 더 크고 슬픈 아픔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고 거대 공룡이 된 사교육 시장을 앞으로도 계속 제멋대로 몸집을 키우라고 방치할 수도 없고, 사교육을 무리하게 없앨 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미 사교육은 일정 부분 공공재(公共財)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더라도 그 양을 공교육을 보완하는 차원으로 줄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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