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투표지 훼손, 대리투표 적발 등 사건 사고 잇따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증산동 고봉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이봉우 기자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전국 투표소에는 대형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소소한 사건사고는 계속됐다. 

◇ ··· 부산에서는 투표방법을 알려주려다 대신 기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70대 ㄱ씨는 오전 7시쯤 부산진구 전포2동 제5투표소인 서면 롯데캐슬 스카이아파트 투표소 앞에서 머뭇거리던 ㄴ씨에게 투표방법을 설명하다 기표소까지 동행한 뒤 대신 투표 했다. ㄴ씨는 ㄱ씨가 본인을 대신해 기표한 것에 항의했고 현장 선거관리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 ··· 동명이인에 생년월일까지 똑같은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 한 경우도 있었다. 오전 8시 30분쯤 남양주시 와부읍 제4투표소를 찾은 ㄱ씨(58ㆍ여)는 자신의 이름으로 이미 투표가 완료돼 투표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A씨는 투표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선거인명부에는 ㄱ씨가 지난 4일 양천구 신월5동 사전투표소에서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돼 있었다. ㄱ씨는 출근을 해야 해서 투표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선관위 확인 결과 앞서 신월5동에서 사전투표를 한 사람은 ㄱ씨와 동명이인 ㄴ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ㄱ씨와 ㄴ씨는 이름은 물론 생년월일까지 같았다.

◇ ··· 술에 취한 유권자가 선거사무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20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제3투표소에서 ㄱ씨(57)가 술에 취한 채 "투표를 다시 하겠다"고 요구했다. 선거사무원 ㄴ씨(33) 등은 그가 오전 6시 40분께 이미 투표한 것을 확인하고 제지했다. ㄱ씨는 뜻대로 되지 않자 소란을 피우다 손으로 ㄴ씨를 폭행했다.

9일 오전 6시. 19대 대선 투표가 시작되자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 제4투표소에 시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박채원 기자

◇ ··· "노모 돕겠다"고 기표소에 동행하다가 제지당하자 투표지를 훼손한 일도 벌어졌다. 오전 8시쯤 제천시 중앙동에 사는 ㄱ씨(50)씨는 노모와 함께 투표하기 위해 투표소를 방문했다. 정상적으로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를 마친 ㄱ씨는 어머니를 도우려 기표소에 같이 들어갔다가 선관위 관계자로부터 제지당했다. ㄱ씨는 "왜 못 도와주게 하느냐"며 선관위 관계자에게 항의한 뒤 그 자리에서 투표지를 찢어 버렸다.

◇ ··· 경기도 양주시 60대 남성도 선거사무원을 폭행했다. 낮 12시쯤 양주시 상패초등학교에 설치된 은현면제3투표소에서 ㄱ씨(60)가 주소지를 확인하는 선거사무원 ㄴ씨(48) 따귀를 때렸다. ㄱ씨는 은현면 제1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하는 선거인이었지만 투표소를 잘못 찾았다가 주소지를 재차 확인하자 이 같은 일을 벌였다. ㄴ씨에게 "왜 말대꾸를 하느냐"면서 뺨을 때리고 "나는 하늘에서 내린 귀한 사람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 부산 남구 대연3동 제5투표소는 낙뢰로 정전이 일어나 투표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오전 7시 6분쯤 투표소 인근 옛 남부경찰서 구내의 피뢰기가 낙뢰를 맞고 떨어졌다. 이 여파로 대연3동 남천중학교 제5투표소에 순간 정전이 발생했다. 끊어진 전기 퓨즈를 연결하면서 정전은 발생한 지 5분여 만에 복구돼 투표는 큰 차질 없이 정상적으로 이어졌다.

9일 오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 유권자가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신길초등학교 투표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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