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공약 ··· 洪·劉 별다른 입장 없어

주요 5당 대선후보(이하 기호순)는 7일 집권시 문화예술인 복지 강화와 문화 격차 해소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파문을 두고서는 야권 후보들과 범보수 후보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야권 후보들은 대선공약집에서 '블랙리스트' 파문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밝혔지만,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해온 범보수 후보들은 이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 문화예술인 복지 향상에 한목소리 = 다섯 후보는 창작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한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환경과 생활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예술인 창작권을 보장하고,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 예술인 실업급여제도 도입, 창작·주거 인프라 조성, 안정적 일자리 확충 등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청년작가에게는 빈집·폐교를 활용한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생계위기에 처한 작가들을 위해 생계 대피용 창작공간을 마련하는 등 작가별로 맞춤형 지원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예술인 권익보호를 위해 '예술인 복지법'을 개정하고 예술노동지원센터를 설립해 비정규직, 프리랜서 예술인의 공정계약과 창작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인 4대 보험 지원, 재교육 인센티브제 확대도 공언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현재까지 7개 문화예술 분야에 총 34종으로 도입된 표준계약서를 집권 시 문화예술 전 분야로 도입하고 의무화할 계획임을 공개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문화예술 전 분야에 세분된 표준계약서 개발, 산재보험 지원 확대 및 고용보험 도입 등의 공약을 공개했다. 그는 현행 긴급복지지원제도와 연계해 생활위기에 처한 예술인을 긴급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후보들은 지역 문화시설 확대,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문화생활 지원 계획 등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공약도 앞다퉈 내놓았다.

◇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보장 = 대다수 후보는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중소제작사를 위한 문화콘텐츠 정책금융제도를 확대하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이나 담합을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 영화산업에서 배급과 상영의 겸업 제한과 특정 영화의 최대 스크린 수 제한 ▲ 음원 수익 배분 시 창작자 몫 확대 ▲ 대형 온·오프라인 업체 위주의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을 다원화 등 선명한 공약을 제시했다.

유 후보도 영화계에서 대기업들이 투자와 상영을 함께하는 수직계열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계열사 간 불공정 행위 처벌 강화와 독립영화·예술영화 전용관 지원 강화 등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공약집에서 문화산업 규모는 커지고 있으나 독점 폐해가 커지는 만큼 다양성 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블랙리스트' 파문은 엇갈려 = 문 후보는 '블랙리스트'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정부·지원기관·문화계 간 공정성 협약을 추진하고, 문화예술 지원심사 심의 결과도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블랙리스트' 파문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도록 진상규명 결과를 백서로 발행해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문화예술 공공기관을 문화예술인 중심의 자율기구로 혁신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영화진흥위 등 공공기관 수장 인선에 호선제 도입,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체 및 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 개편 등의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심 후보는 '블랙리스트 방지법' 입법을 문화예술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근혜정부 '블랙리스트'에 연루된 부역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한편 공무원의 위법행위 예방과 처벌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홍 후보와 유 후보는 공약집에 별다른 입장을 담지 않았다.

홍 후보는 지난달 23일 TV토론에서 "노무현정부 때 우리(보수)를 지지했던 두 명은 아예 방송에서 5년간 배제됐다"면 "노무현 정부에서 한 것은 그대로 두고 지금 와서 죄를 묻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유 후보는 같은달 30일 대구 유세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돈을 무기로 삼아서 영화인들을 길들인 것은 '블랙리스트'와 다를 바 없다"면서도 "권력의 칼자루를 갖고 문화예술을 지배하겠다고 생각은 잘못됐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 체육계 공약 = 후보들은 '체육인 표심'을 붙잡기 위해 저마다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지역 단위 공공스포츠클럽 도입과 생활체육시설의 주민 개방을 약속했다. 또 스포츠공정위원회 기능 강화를 통해 공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체육특기자 입시전형을 개선해 '공부하는 선수'를 양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홍 후보는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시설의 관리·운영을 담당하고 올림픽 종료 후 한류체험관, 쇼핑몰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안 후보는 ▲ 생활권 단위 국민체력인증센터 확대 ▲ 개방형 다목적 체육관 건립 지원·학교 체육 시설 개방 확대 ▲ 체육지도자 처우 개선 등을 공약했다.

또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 유치 때 승인 과정을 더 투명한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유 후보는 체육 정책 전담조직의 규모와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인식에 따라 국가 체육행정을 총괄·조정하는 기관인 체육청을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 후보는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을 수립, 초·중·고 예체능교육 활성화를 위해 공교육과정에 문화예술 강사 배치를 의무화하고 예체능계열 대학생의 등록금 등 학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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