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1950~1960년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던 닐 미샬로프(74ㆍNeil Mishalov)와 폴 블랙(82ㆍPaul E. Black)으로부터 희귀사진 1300여점을 기증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1968년 안양 석수동 83병기대대 우편병으로 복무한 닐 미샬로프는 안양과 서울 용산 미8군 사령부를 오가며 1960년대 주한미군과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당시 그가 찍은 사진은 1200여점이다. 사진은 주한미군 부대 모습, 미군 방직공장 시찰과 노동자의 모습, 한국노무단(KSC) 등 1960년대 말 한국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고 있다.
오산, 안양 등지의 항공사진은 당시 해당 지역의 지형을 살필 수 있는 중요 기록으로 평가된다.
닐 미샬로프 사진은 1960년대 서울, 인천, 수원, 안양 등 시가지와 한국인의 일상 모습을 폭넓게 담고 있다.
서울시 구(舊) 청사와 보수 중인 서울역과 영등포역, 장충체육관, 한강 나루터, 기계ㆍ부품 가게들이 늘어선 청계천의 모습 등 1960년대 서울의 주요 건물과 다채로운 생활사를 살펴볼 수 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반도호텔 모습도 있다. 1930년대 후반 일본인이 세운 반도호텔은 미군정기와 6ㆍ25전쟁을 거치며 하지(John R. Hodge) 중장의 사무실, 미 대사관 등으로 사용됐다.
일제시기 건물들이 즐비한 인천 시가지와 개발되기 전 인천항만의 모습에서 과거 인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안양 시내 극장과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들, 수원 인근의 초가집 등에서도 50여년 전 소소한 우리네 일상을 살펴볼 수 있다.
폴 블랙은 1958년 한국으로 파병돼 미8군 사령부 인사과에 행정병으로 근무하면서 서울 용산 일대와 초창기 용산기지의 모습을 찍은 희귀사진 109점을 기증했다. 그가 기증한 사진은 1950년대 후반 점차 모습을 갖춰가는 용산기지 모습과 당시 현존했던 일제 건축물의 변천사 등을 역사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초 사료로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주목된다.
역시 사라진 용산기지 내 일제시대 극장 건물(SAC Theater)도 폴 블랙의 사진을 통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6ㆍ25전쟁 당시 파괴된 김포공항 터미널 모습은 일제강점기후 6ㆍ25전쟁과 전후 복구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1958년 베트남 순방 후 이승만 대통령 귀국 환영 사진과 용산기지 인근 이태원ㆍ남영동 등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있다.
이상진 국가기록원장은 "주한미군 개인기록 기증을 계기로 향후 한국과 인연이 있는 해외 인사들로부터 주요 기록을 기증 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