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버스 탑승 등산객 금속 지팡이·물컵에 시민들 불안

한 어린이가 등산객의 베낭 뒤에서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최근 콩나물시루 같은 전철안. 60대 노인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황당하고 놀라 쳐다보니 등산복 차림의 한 여성 등산가방 뒤에 꽂힌 지팡이가 흔들렸다. 하차하던 등산객의 지팡이가 상대방의 얼굴에 부딪 친 것이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협소한 공간의 대중교통 안에서 가방을 멘 사람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다.

더 심각한 일도 있었다. 초등학생 여자 아이와 40대 엄마가 지하철에 탔다. 옆에 선 등산객의 지팡이와 물컵이 덜렁 거렸다. 아이는 얼굴이 다칠까봐 불안이 역력했다. 고개를 들지 못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산을 좋아하는 'DNA(유전자)'가 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등산기행문 '유산기(遊山記)' 만해도 600여 종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설악산 단풍을 보기 위해 무려 70만명이 산에 올랐을 정도니 말이다.

산에 오르는 것을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여가 선용과 체력단련 등 그 유익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생활안전 측면에서 보면 등산문화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성인들은 등산 후 뿌듯함을 누리고 있지만 등 뒤에서 떨고 있는 불안한 어린이는 보지 못한다. 강한자의 횡포다. 유약자를 두렵게 하는 것은 '잠재적 범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남은 다쳐도 상관없다' 라는 생각을 설마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배려가 없는 '안전불감증' 이 문제다. 생활안전 차원에서 지하철 탑승객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가방 메기'를 권한다. 물론 법으로 강제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 가방을 뒤로 메면 타인에게 불편을 주고 부상까지 입힐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역지사지하고,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기조이기도 한 성숙한 안전문화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