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은 아직도 아날로그 UHF망 그대로 사용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 사업 진행 차질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PS-LTE방식의 재난망은 음성, 데이터 및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하며 그룹통화, 직접통화 등 재난특화기능이 적용된 4세대 이동통신으로 재난발생때 상용 이동통신망 폭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음성, 사진, SNS, 현장영상 등 재난통신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재난망 구축사업은 2003년 대구 지하철화재로 기관간 공조통신 필요성으로 시작했지만 감사원 감사의 기술종속, 경제성 부족 및 표준운영절차 미비 지적으로 좌절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다시 재난망 필요성이 부각돼 재추진되고 있다.

당초 계획은 2017년 사업완료이었으나 시범사업 검증후 2017년 본사업 1단계, 2019년 본사업 3단계로 수정됐다. 하지만 이 계획마저도 기획재정부와 예산확보 협의에 차질이 발생, 1단계 사업지역 5개 시ㆍ도 가운데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로만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철희 서울종합방재센터 통신연구팀장

현재 재난대응기관들은 노후된 무선통신망을 운영하고 있어 현장대응을 위한 원할한 재난통신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소방의 경우 서울ㆍ경기는 TETRA망과 UHF망을 이용하고 있어 나은 편이지만 그 외 시ㆍ도 소방은 아날로그 UHF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TETRA망은 2G 수준 통신망으로 음성통신과 저속 문자메시지 수준의 통신망이고 UHF망은 음성만 가능한 통신망으로 현재 보편화된 SNS, 사진전송, 현장영상 등 멀티미디어 통신이 불가능하다.

멀티미디어 통신을 위해서는 상용 이동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재난통신으로 상용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동통신망은 평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재난이 발생하면 폭주가 발생, 현장영상이 느려지거나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대형재난일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하게 발생한다.

현장정보가 가장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재난통신이 가장 어려운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재난대응기관에 시민보다 통신 우선순위를 두자는 의견도 있지만, 세월호 사고에서 보았듯이 시민과 학생이 구조요청을 해야 하는데 우선순위가 낮으면 구조요청조차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되는 방안이다.

이에 폭주 염려가 없고 멀티미디어 통신과 재난특화 기능이 지원되는 재난망이 재난대응에 가장 적합하며 재난기관간 공조통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

이미 재난망 구축 추진은 벌써 10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공조통신의 미비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잃는 비극적인 재난도 겪었다. 다들 재난망 구축의 필요성과 시급성도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축되지 못하고 있는 재난망을 바라보면서, 항상 재난과 안전을 외치면서 예산배정에는 후순위로 밀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떨칠 수가 없다.

다들 관심 속에서 멀어져가는 재난망 구축에 흔들리는 배를 바로잡듯이 재난망이 정상적으로 조속히 구축돼 향후 세월호 참사같은 재난을 되풀이 하지 않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한걸음 더 나가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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