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관, 심야 귀가 여성들 노려···옛 소련 연쇄 살인마 치카틸로 능가할 듯

러시아에서 전 세계를 경악게 한 옛 소련의 연쇄 살인범 안드레이 치카틸로의 기록을 넘어설 새로운 연쇄 살인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22건의 살인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바이칼 호수 인근 이르쿠츠크주(州)의 전직 경찰관 미하일 포프코프(52)가 59건의 살인을 추가로 자백하면서 러시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포프코프의 자백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옛 소련 시절인 1978~1990년 52명의 소년과 소녀, 매춘부 등을 성폭행하고 무자비하게 살해한 희대의 연쇄 살인마 치카틸로의 기록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이르쿠츠크 지부는 이날 포프코프가 자백한 59건의 추가 살인 사건 가운데 47건에 대해 그를 추가 기소했다. 기존 유죄 판결로 현지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그는 구치소로 이송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포프코프는 지난 2015년 1월 재판에서 22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3명의 여성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대부분의 범행은 1994년~2000년 사이 이르쿠츠크주 도시 앙가르스크에서 벌어졌다.

1998년까지 앙가르스크시 경찰로 재직 중이던 포프코프는 저녁이나 심야에 술집에서 나오는 여성이나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따라가 경찰 신분을 드러내 보이고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운 뒤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가 강간하고 살해했다.

희생자들은 주로 18~28세의 젊은 여성들로 살해 당시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납치한 여성들을 성폭행한 뒤 도끼, 칼, 드라이버 등으로 무차별 난자해 끔찍하게 살해하고 도시 인근 숲이나 한적한 도로, 공동묘지 등에 시신을 버렸다.

경위 계급으로 경찰에서 퇴직한 그는 이후 사설 경비회사, 택시 운전사 등으로 일하면서 2007년까지 추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오랫동안 미해결로 남아있던 러시아판 '살인의 추억' 사건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2년 포프코프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경찰에 체포되면서다.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당국은 몇 건의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러시아제 '니바' 지프 차량 바퀴를 단서로 차량 소유주들을 추적하던 끝에 포프코프를 체포해 범행 일부에 대한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다.

포프코프는 조사 과정에서 "부도덕한 여성들을 사회에서 제거하는 청소부 역할을 했다"며 치카틸로와 비슷한 주장을 폈으나 실제로 대다수 피해자는 직업여성이 아닌 일반인들이었다.

수사당국은 포프코프에 대해 4월까지 구속을 허가받고 그가 자백한 추가 살인 사건에 대해 조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그가 60건에 가까운 살인 사건을 추가로 자백하고 나선 데 대해 교도소보다 수감 환경이 좋은 구치소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에서 계속해 여죄를 시인하거나 지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자신이 치카틸로 같은 희대의 살인마를 능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허영심에서 범행 건수를 부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직 경찰관 출신의 연쇄 살인범 미하일 포프코프(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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