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2명 모두 숨진 채 발견 ··· 박원순 시장 "철거, 허가제로 바꾸겠다"

8일 서울 종로 호텔 붕괴 구조를 벌이고 있는 한 소방관이 매몰자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종합1보] 추가 매몰 조씨도 숨진 채 발견

매몰된 조씨(49)도 9일 오전 1시 29분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지상으로 옮겨졌을 때 이미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며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옮겨진 직후인 오전 2시 30분쯤 사망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영환 종로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죄송합니다"라고 힘겹게 입을 뗀 후 "구조노력을 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전 과장은 "(조씨는) 가장 바닥인 지하 3층 깊이에서 누워있는 상태로 얼굴과 몸 전체가 눌린 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분들께서 구조가 늦다고 채찍질을 많이 하셨다"면서 "2차 붕괴위험을 주의하면서 작업을 해야 했고, 지하 3층까지 매몰돼 공간이 협소한 탓에 구조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붕괴사고로 매몰됐던 인부 2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종합] 60대 사망자 "청각장애인"  ··· 매몰자 수색 '사력'

서울 종로구 낙원동 톰지호텔 붕괴사고 현장에 매몰됐던 김모씨(61)가 8일 오전 6시 58분쯤 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건물이 붕괴한 지 21시간 만이다.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김씨는 서울 중구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져 오전 8시쯤 사망판정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외상이 심하지 않아,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매몰된 조모씨(49)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건물 지하 3층도 일부 붕괴되면서 조씨는 지하 2층에 매몰됐던 김씨와 달리 더 깊이 매몰됐을 가능성도 있다.

7일 오전 11시 30분쯤 건물 철거공사 중 먼지를 줄이기 위해 물을 뿌리던 김씨와 조씨가 매몰됐다. 이 건물은 지상 11층ㆍ지하 3층 규모 모텔로 대부분 철거됐다. 지상 1층에서 굴착기 작업을 하던 중 바닥이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소방관이 붕괴된 서울 종로 호텔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인부 김씨, 청각장애" = 숨진 김씨는 청각장애인으로 전해졌다. 매몰 사고 후 현장에 찾아온 동생 김씨는 "우리 오빠는 말을 하지 못한다"고 절규했다. 현장에 있다가 목숨을 건진 동료 인부 김모씨(55)도 "청각장애인이어서 수화로 대화하곤 했다"고 전했다.

김씨가 소리를 듣지 못하는 데다 말을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구조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변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족은 오열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씨 빈소에 오후 3시 20분쯤 김씨 영정이 설치되면서 유족은 참았던 눈물을 다시 터뜨렸다. 고인의 형제자매는 목놓아 울었다. 고인의 아내와 두 아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고인의 동생은 "귀가 좀 어둡고 말씀을 잘 못 하셨지만, 동생들에게 뭐라도 해주려 하는 좋은 형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생은 "지난달 26일에도 같은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를 다쳐 몇 바늘 꿰맸었다"면서 "그런데도 바로 다음 날부터 계속 일을 나갔다. 혹시 일감이 끊길까봐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 톰지호텔이 철거중 붕괴돼 2명이 매몰됐으며 1명이 숨진채로 발견됐다.

◇ 다른 매몰자 구조 '사력' = 지하 2층에 있던 김씨는 전날 구조견이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흙더미와 건물 잔해의 붕괴가 진행, 김씨가 매몰된 위치에서 비교적 가벼운 포크레인을 동원하고 소방관이 수작업 끝에 사고 발생 21시간 만에야 김씨를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포크레인 투입을 위해 경사로를 만들면 양쪽 옆 건물이 붕괴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어 구조작전이 3차례나 바뀌었다"며 "단 1%라도 (조씨가) 사망했다고 보지않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사고 현장에 소방, 경찰, 한전, 가스공사, 구조전문가 등 195명과 절단기, 기중기, 포크레인 등 장비 48대를 투입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고현장이 협소하고 1984년 건설한 붕괴건물 잔해 강성이 매우 약해 추가 붕괴 우려가 있어 매몰자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8일 오후 현장을 다시 찾아 매몰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독려했다. 박 시장은 "민간 건축물 철거를 현행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8일 소방관이 서울 종로구 톰지호텔 붕괴현장에서 매몰된 인부를 구하기 위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업무상 과실' 수사 본격화 = 경찰은 9일부터 철거작업에 참여한 건설업체 2곳과 인력업체 1곳 관계자를 소환해 본격 수사에 들어간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소장 등을 불러 사고 원인을 조사해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면 그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 작업에는 2곳의 건설업체와 1곳의 인력업체가 참여했다"며 "사망한 인부 김모씨(61)씨와 매몰돼 있는 조모씨(49)는 인력업체에서 파견됐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포크레인 기사 문모씨(43)는 경찰 조사에서 "철거 작업을 할 때 세운 쇠파이프 기둥이 약해서 무너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인부 김모씨(55)는 "안전모와 안전화 등 안전장비는 챙겨입고 작업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소방관이 서울 종로구 톰지호텔 붕괴현장에서 매몰된 인부를 구하기 위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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