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차선위반 등 위험운전

야간 교대근무 후 이른 아침 운전하는 일이 음주운전만큼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소재 브리검&여성병원(BWH) 연구진은 야간근무자가 근무를 하지 않고 잠을 충분히 잤을 때에 비해 운전 중 교통사고를 낼 위험이 37.5%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실었다.

28일 사이언스 데일리 등에 따르면, 연구진은 야간 교대근무자 16명을 대상으로 각각 근무 직후 및 근무를 하지 않고 충분히 잠을 자게 한 뒤 같은 시간대에 2시간 동안 운전토록 하는 실험을 했다.

동일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두 실험 모두 안전장치가 갖춰진 주행장의 정해진 코스에서 시행됐다.

특수 장치를 통해 각각 운전 중 눈꺼풀이나 눈동자 움직임, 졸음 여부를 비롯한 생리적 상태를 측정했으며 차선 및 신호 준수와 과속 여부 등도 기록했다.

그 결과 야근하고 운전했을 때 야근하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충돌에 가까운 사고(near-crash event)를 낼 위험'이 37.5%나 더 높았다.

이는 실험용 차량에 장착된 긴급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을 경우 충돌이나 추돌 등의 사고를 냈거나 거의 사고가 날 만한 상황에 있었음을 뜻한다.

또 야근 후 운전자의 절반 정도는 목표 지점에 일찍 도착했는데 이는 과속을 하는 등 스스로 차량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다. 다른 차선 침범 비율도 훨씬 높았다.

눈꺼풀을 깜빡이는 동작이나 눈동자의 움직임이 더 느려지고 수면부족과 관련한 운전 장애 현상이 운전 시작 15분 안에 명확하게 나타났다.

운전 30분 이후부터는 3초 미만 동안 조는 '순간 졸음'(micro-sleep episodes) 위험이 커졌으며, 충돌할 뻔한 위험은 45분 이후 매우 높아졌다.

운전시간이 긴 장거리 운전일수록 위험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이 병원 수면 및 생체리듬장애 센터장 찰스 체이슬러 박사는 "수면 리듬 파괴와 수면 부족 때문"이라며 "야간근무 후 운전능력 장애 상태는 법적인 음주운전 상태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야간 교대 근무자들이 주간 근무자에 비해 운행 중, 특히 통근 중에 그토록 자동차 충돌사고가 비율이 높은 이유를 실험을 통해 실증한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차량 통행 등이 없는 특정 주행장에서 실시돼 실제의 운전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 등 몇 가지 한계가 있어 보충 연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하버드의대 수면의학 교수이기도 한 체이슬러 박사는 야간 교대 근무자의 경우 통근버스나 대중교통 이용 등 다른 대체 통근 수단을 마련해주는 등 사고 위험을 낮출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전체 노동인구의 15%가 상시 밤샘 근무 또는 야간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또 운전자의 피곤이 직접 원인으로 작용한 자동차 사고가 매년 근 50만 건 일어나 6천500여 명이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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